건강정보
[추석 음식 적당히…①] 밥상 앞 대화가 필요해요…덜 먹게 되거든요
라이프| 2017-10-04 09:30
지나친 명절음식 섭취, 소화불량 등 복통 유발
고혈압ㆍ당뇨 등 만성질환자 평소 식습관 유지
식사 천천히…밥상에 음식 한번에 놓지 말아야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 지난해 추석 연휴, 직장인 한모(44) 씨는 아찔한 경험을 했다. 평소 고기만 좋아하던 아들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당시 우리 나이로 여섯 살이었던 아들은 각종 전, 갈비 등 기름진 명절 음식을 과식했다. 그날 늦은 오후부터 “소화가 잘 안 된다”고 보채던 아들은 급기야 저녁 무렵 급체 증상이 나타났다. 한 씨는 문을 연 병원, 약국을 찾아 헤맸지만 쉽게 보이지 않았다. 다행히 아들은 차로 30분 가까이 달려간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

평소 소화 기능이 좋지 않은 사람에게는 이번 추석처럼 긴 연휴가 달갑지 않다. 오랜만에 가족들을 만나 맛있는 추석 음식을 먹다 보면 평소보다 식사 시간이 길어져 과식하기 쉽다. 특히 추석 당일인 4일은 차례, 음복 등으로 가장 과식ㆍ과음하기 쉬운 날이다.

게다가 상에 오르는 음식은 대부분 기름지다. 이때 음식을 제대로 씹지 않고 급하게 먹게 되면 잘게 잘라지지 않은 음식물은 위, 소장에 부담이 된다. 자칫 소화불량, 급체로 인한 복통을 겪게 될 수 있다. 또 짧은 순간에 많은 양의 혈액이 공급되기 때문에 심장에 부담도 된다고 전문의들은 경고한다.

기름진 명절 음식을 제대로 씹지 않고 급하게 먹게 되면 자칫 소화불량, 급체로 인한 복통을 겪게 될 수 있다. 사진은 관련 이미지. [헤럴드경제DB]

당뇨,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에게 과도한 명절 음식 섭취는 건강에 적신호가 될 수 있다. 최민규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당뇨 환자는 과식으로 인한 고혈당은 물론 배탈, 설사로 인한 저혈당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고혈압 또는 심장병 환자, 신장 질환자가 짠 음식을 많이 먹으면 체내 수분이 늘어나는 울혈성 심부전이 올 수 있다. 특히 신장 질환자는 연휴 기간에 발생하는 응급 상황을 대비할 수 있는 약을 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짜고 기름진 명절 음식을 과다 섭취할 경우 혈중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의 농도를 증가돼 고혈압이나 동맥경화증 환자의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평소 식이 요법으로 건강관리를 하고 있다면 명절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평소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올해 추석처럼 연휴가 긴 경우 기름지거나 짠 음식 섭취를 줄이고 신선한 채소나 과일 위주로 규칙적인 식사를 하면서 평소와 비슷한 속도로 먹으려는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 처음부터 많은 음식을 상에 올려놓지 않는 것도 식사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식후 바로 눕지 않는 것도 역류성 식도염을 막는데 도움이 된다.

최 교수는 “과식으로 발생하는 일시적 증상은 대부분 특별한 조치 없이 나아진다”면서도 “심한 복통, 발열, 구토 등의 증상이 지속되거나 탈수, 혈변이 동반되면 연휴 기간 문을 여는 병원 또는 가까운 응급실을 찾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ken@heraldcorp.com



<속 편안한 추석 연휴 보내기 5계명> 

▶소화제, 진통제 등 상비약을 미리 준비하자.
▶연휴 기간 문을 여는 병원, 약국을 미리 확인하자.
▶식사는 과식 없이 천천히, 채소ㆍ과일 위주로 하자.
▶건강을 해치는 주범, 과음을 조심하자.
▶산책, 집안일 등 활동 시간을 늘리자.

[도움말:한림대 강남성심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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