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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구벌 바람났다” 멋-맛-자연-밤, 대구여행 4색 매력
라이프| 2017-10-07 07:01
[헤럴드경제=함영훈기자] 점잖던 대구가 바람이 났다. 변신의 동력은 신바람이다.

도시 한복판엔 김광석거리-방천시장-동성로-청라언덕, 동인동-평화시장-안지랑-달성고 앞 등이 각각 문화와 감칠맛 ‘먹방’의 메카로 국민의 사랑을 받은 지는 서너 해가 지났다.
▶대구 중심부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 최근 사회이슈화 하면서 다시 국민의 주목의 받고 있다.
▶근대골목 청라언덕에 있는 선교사 챔니스 주택

드라마가 현실이라면 지금쯤 오십대 중반은 됐을 ‘란제리 소녀시대’(KBS)의 대구 여학생 ‘정희’와 잘난 오빠 ‘손진’이 오랜 타향생활 끝에 20여년 만에 고향갔다가 “햐~ 내, 진작 대구 온 사방 다 멋있는 줄은 쪼매 알았지만, 음식 맛은 또 왜 이리 좋아졌노?”라고 말할 듯 싶다. 외지인과 대화를 나누는 상인과 시민들의 언행을 보면, 균형감 없고 고집만 세다던 예전 대구사람 이미지를 찾기 어렵다.

▶팔공산 호위 속 문화-먹방의 조화= 수십 개 능선이 일제히 경배하듯 올라 한 군데로 모이는 동쪽 팔공산에서는 천촌만락이 발 아래 내려다보이는 탁 트인 전망을 등산객에게 선물한다.

팔공산 중심에 선 대자대비 석상은 나를 지켜주고 뭔가 상서로운 일을 선물할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다. ‘때론 근엄하게, 때론 자애롭게’ 보는 각도에 따라 표정이 다르다.

등산객은 종교와 이념을 초월해 산 위로, 아래로 경배를 멈추지 않는다. 자연에 대한 경외심의 표현이다. 다리를 제대로 쓰지 못하는 어르신도, 네살바기 어린이도 등정의 열정을 불태는 모습은 참 아름답다.

서쪽 달성습지는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면서 변화무쌍한 물줄기를 빚어내는 과정에서, 범상치 않은 삼각주, ‘세계지도’를 통합된 강물 위에 만들어 놓았다. 이 퇴적섬은 화원동산에서 내려다보면 남북 아메리카 대륙을 닮기도 했지만, 두루미 등 각종 조류가 노니는 습지 구석구석 직접 돌아보면 영락없는 메르카토르 도법의 세계지도이다.
▶동쪽 팔공산 대자대비 석상. 팔공산은 수십개의 능선이 경배하듯 올라 모이는 곳이다.
▶팔공산에서는 몸이 불편한 등산객도 기어이 오르려는 의지와 열정을 만날수 있다.

▶외곽엔 청정 습지와 산하가 우뚝= 숱한 희귀 동식물이 천혜의 습지에서 놀고 제멋대로 떠다니던 나뭇가지가 동남아 맹글로브 나무처럼 육지 근처에 도열해 있는 습지 사이로, 최근 에듀테인먼트 탐방선이 신설돼, 자연과 사람을 더욱 가깝게 만들었다. 아이가 화원동산에서 노는 동안, 어른들은 인근 사문진 주막에서 막걸리 한 사발 한다면 멋진 화룡점정이다.

금호강 끝자락, 북쪽의 하중도엔 코스모스가 만개했다. 몸엔 유채꽃으로 봄처녀를 유혹하더니, 가을엔 센티멘탈 해진 가을 남자들의 마음을 흔들리는 코스모스로 만들어 버린다.
▶서쪽의 달성습지는 낙동강과 금호강이 합류하면서 변화무쌍한 삼각주 퇴적섬을 빚어냈다.
▶서쪽 인흥마을의 능소화가 한옥 담장 밖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남쪽의 앞산은 동-서-중-북 모든 것을 아우르며 굽어보듯 우뚝 서있다. 앞산전망대에 서면, 세상을 모두 가진듯 한 마음이 든다. 경주 남산이 8~9세기 아베크족의 집단서식지였듯, 대구 도심 남동쪽 수성못도 한밤 로맨스가 피어나는 곳이다. 가을이 깊어지면 남쪽 가창 허브힐스엔 홍단풍의 붉은 순정을 좇아 선남선녀가 몰려들 것이다.

동-서-남-북-중 어느 곳 하나 빠트릴 것이 없는 대구광역시가 올 가을, 멋-맛-밤-자연생태 4색 여행구색을 완비하고 달라진 대구를 맘껏 즐겨달라고 대국민 구애에 나섰다.
▶북쪽 하중도엔 요즘 코스모스가 한창이다.

▶가을 여행주간, 4테마면 대구 완전정복= 대구시는 오는 21일부터 11월 5일까지 이어질 가을 여행주간에 맞춰 깊어가는 가을 대구를 컨셉으로 한 테마별 인증 이벤트를 실시한다. 물론 그때가 아니라도 대구의 매력은 현재진행형이다.

가을 여행주간 이벤트는 ‘대구는 맛있다’, ‘대구는 예쁘다’, ‘대구는 재밌다’, ‘대구는 야(夜)하다’ 4가지 테마별 스탬프 1개 이상 인증하면 선착순 5000명에게 선물을 주는 방식(동대구역 관광안내소, 약령시 관광안내소, 김광석거리)으로 진행된다.
▶남쪽 가창의 허브힐즈는 10월말 11월초가 되면 홍단풍으로 물든다.
▶남쪽 앞산전망대에서 내려다본 83타워 주변 야경

그곳을 돌아보면 대구의 4색 여행을 입체적으로 완성한다는 뜻이다. 맛은 ▷서문시장 ▷동인동찜갈비골목 ▷안지랑곱창골목 ▷평화시장 닭똥집골목에서, ‘예쁨’은 ▷사문진나루터 ▷팔공산(케이블카, 동화사) ▷하중도 ▷옻골마을에서, ‘재미’는 ▷김광석 다시 그리기길과 방천시장 ▷마비정벽화마을 ▷이월드와 83타워 ▷힐크레스트(에코어드벤처)와 스파밸리(네이처파크)에서, ‘대구의 밤’은 ▷청라언덕 등 대구근대골목 ▷앞산전망대(앞산공원) ▷아양기찻길 ▷수성못(수성유원지)에서 ‘나 왔다 감’ 인증을 하면 된다.

여행주간 동안, 옛 제일교회 테라스 음악회, 아양기찻길 스냅사진 찍기, 앞산전망대 가을밤 콘서트 등 아름다운 대구 야경과 공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대구야(夜) 놀자’ 프로그램과 관광객 체험 이벤트도 펼쳐진다.
▶안지랑 등 대구 곳곳에서 맛 볼수 있는 막창구이

▶오랜만의 귀향객도 놀랄 대구 10미(味)=출향 대구사람도 놀랠 대구 10미는 ‘우정도시’인 목포의 맛에 도전한다.

내륙이라 식재료가 제한되긴 하지만, 특유의 조리법으로 맛을 냈다. 대구의 10미는 ▷따로국밥(곰국과 육개장의 절충) ▷소막창구이(된장소스) ▷‘뭉티기’ 생고기(찰진 맛) ▷찜갈비(동인동) ▷논메기 매운탕 ▷복어불고기 ▷누른국수(진한 멸치육수) ▷무침회 ▷야끼우동(오징어, 돼지고기와의 조화) ▷납작만두(물에 삶은 다음 굽기)이다.

대구의 400년을 자세히 들여다 보고 싶은 여행자를 위해 도시 중심부 걷기 여행 5개 코스도 짜 놓았다.

제1코스는 경상감영달성길로 3.25㎞이다. 북성로와 서성로를 중심으로 달구벌의 그때 그 시절을 주제로 엮은 길이다. 경상감영이 있었던 경상감영공원, 르네상스 양식의 근대건축물 대구근대역사관, 옛 번화가 향촌동, 수제화 골목, 대구의 50~60년대를 재현한 향촌문화관, 북성로, 경찰역사체험관, 최제우나무가 있는 종로초등학교, 사라진 대구읍성의 달서문 터, 지금의 대기업 삼성의 모태가 된 삼성상회 터, 오토바이골목, 예술발전소, 삼국시대 축조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토성이 남아 있는 달성공원 등이 연결된다.

▶민족,민주 산실의 자취, 정밀 탐색= 제2코스는 근대문화골목으로 1.64㎞이다. 청라언덕, 선교사주택, 만세운동길, 계산성당, 제일교회, 민족시인 이상화와 국채보상운동을 주창한 서상돈의 고택, 근대문화체험관인 계산예가, 조선에 귀의한 중국인 두사충의 뽕나무 골목, 400년 역사의 약령시, 한의약박물관, 조선의 과거길 영남대로, 에코한방웰빙체험관, 긴 골목 ‘진골목’이 이어진다.

제3코스는 패션한방길로 2.65㎞이다. 동성로, 남성로를 중심으로 엮은 길. 약전골목, 교동귀금속거리, 주얼리 관람, 체험, 쇼핑이 가능한 주얼리타운, 교동귀금속 거리, 전국 3대 재래시장 중의 하나인 서문시장을 볼 수 있다.

제4코스는 삼덕봉산문화길로 4.95㎞이다. 대구는 민족주의, 공동체 민주주의의 산실이다.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일본식 건축 사찰 관음사, 마을 주민들의 자발적인 담장 허물기 운동으로 유명해진 삼덕동 거리, 예술가들이 터를 잡은 방천시장, ‘대구의 인사동’ 봉산문화거리, 건들바위, 대구향교를 둘러볼 수 있다.

제5코스는 남산100년향수길로 2.12㎞이다. 대구의 중심 반월당, 동화사의 말사인 보현사, 천주교순교사적지 관덕정순교기념관, 강학 장소였던 상덕사(문우관), 유럽풍 건축물 성유스티노신학교, 프랑스 루르드 성모동굴을 본떠 만든 성모당, 로마네스크와 고딕양식의 샬트르성바오로수녀원 등 다양한 문화를 만난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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