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네이버 유통공룡 급부상…오픈마켓 업계 ‘식은땀’
뉴스종합| 2017-12-13 10:15
-스토어팜 개편해 쇼핑 사업 가속
-오픈마켓과 흡사해 ‘영역 침범’ 논란도
-비즈니스플랫폼 매출 상승세 이어가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네이버가 온라인 쇼핑몰 사업을 본격 확대해 나가면서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5월 네이버쇼핑 서비스를 개편해 쇼핑 플랫폼인 ‘스토어팜’을 강화한 데 이어 내년 1월 스토어팜 판매등급제를 손볼 계획이다. 입점 판매자의 판매건수와 금액을 종합해 5개 등급으로 세분화하고, 이를 통해 판매자 신뢰도를 높여 우량 판매자를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네이버는 오픈마켓 진출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하지만 네이버가 쇼핑을 핵심 사업군으로 육성하면서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네이버가 유통채널로써 가지는 장악력이 높아지면서 온라인 유통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네이버가 쇼핑 플랫폼 강화에 나서면서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사진은 네이버 사옥. [헤럴드경제DB]

네이버에게 오픈마켓은 ‘아픈 손가락’이다. 2013년 네이버가 오픈마켓 서비스인 샵N을 출시하자 이베이, 11번가 등 오픈마켓 업체들이 크게 반발했다. 온라인 유통업체들은 쇼핑검색 서비스 사업자인 네이버가 직접 유통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부당하다고 항변했다. 결국 네이버는 2014년 샵N을 서비스를 중단했다.

네이버는 방향을 선회했다. 쇼핑윈도우로 초석을 다지고, 스토어팜도 키우기 시작했다.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한 사업자들은 입점 절차를 통해 쇼핑윈도우에 쇼핑몰을 등록할 수 있다. 지방 보세 옷가게부터 해외 직구 사업자, 백화점, 아울렛 등이 다양하게 입점해 있다.

스토어팜은 2014년 네이버가 만든 무료 온라인판매 플랫폼이다. 기존 오픈마켓 사업자와 달리 입점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하지만 광고와 검색, 네이버페이 수수료를 받아 사실상 ‘형식만 다른 오픈마켓’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판매자는 네이버쇼핑을 통해 발생한 매출의 2%를 네이버에 내야 한다. 또 네이버 페이로 결제 시 추가적인 수수료가 붙는다. 신용카드는 3.74%, 휴대폰 결제는 3.85%, 계좌이체 1.64% 등이다.

지난해 11월 도입된 쇼핑 검색 광고 서비스는 네이버의 수입원 역할을 하고 있다. 상품 판매자가 쇼핑검색광고를 신청하면 네이버 통합검색의 쇼핑 영역과 쇼핑검색 결과 페이지 상단에 노출된다. 쇼핑검색광고는 클릭당 과금(CPC) 방식이다. 잠재적 구매자가 광고페이지를 클릭할 때마다 과금이 이뤄진다. 쇼핑검색광고는 지난해 기준 1만명이 넘는 판매자가 이용했다. 

네이버가 쇼핑 플랫폼 강화에 나서면서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사진은 네이버 사옥. [헤럴드경제DB]

네이버 쇼핑 사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올해 3분기 검색 광고와 쇼핑 검색 광고 등이 포함된 비즈니스플랫폼 매출은 전년 동기 보다 18.7% 증가한 5486억원을 달성했다. 네이버의 비즈니스 플랫폼 매출은 지난해 1분기 4498억원, 2분기 4622억원, 3분기 4623억 원, 4분기 4913억 원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간 데 이어 올해 1분기 5097억원, 2분기 5205억원을 달성했다.

온라인 유통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직접적으로 오픈마켓 진출을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쇼핑 관련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며 “일정 부분 네이버 검색과 노출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기존 업체들로서는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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