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받으려 한국까지 입국한 외국인 3명
-알고보니 전달책에 불과…경찰, 총책 추적 중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50대 여성에게 SNS를 통해 결혼하자고 접근한 뒤 수천만원으로 뜯은 이른바 ‘로맨스스캠’ 외국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로맨스스캠은 SNS 채팅앱을 통해 대화를 하면서 혼인을 약속하는 신종 신용 사기 수법이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미국인 A(34) 씨 등 3명을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9월 SNS로 국내 직장인 B(54ㆍ여) 씨에게 접근해 수 차례에 걸쳐 7700만원을 가로채려고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미국 정형외과 의사로 사칭한 A 씨 일당은 SNS에서 친구를 맺은 B 씨에게 지속적으로 호감을 표하면서 결혼까지 약속했다. 이후 일당은 “말레이시아에 의료기기 수출 사업을 하고 있는데 세관 통과 문제가 생겨 돈이 필요하다”며 B 씨를 꼬드겨 1차로 해외 계좌를 통해 5700만원을 건네받았다.

이후 A 씨 일당이 1600만원의 추가 금액을 요구하는 행동에 수상함을 느낀 B 씨가 해외송금의 한도 제한으로 이체가 더이상 불가하다고 하자 A 씨는 현금을 직접 받으러 오겠다며 한국에 입국했다. A 씨는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B 씨를 만나 현금을 받던 도중 잠복해 있던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그러나 로맨스스캠 일당은 A 씨 구속 이후에도 SNS를 통해 지속적으로 B 씨에게 호감을 표하며 4300만원을 또 요구했고, 미국인 C(36) 씨 등 2명이 추가로 입국해 B 씨를 만났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조사 결과 붙잡힌 일당 3명은 모두 전달책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외국에 있는 총책이 모두 범행을 지시한 것으로 A 씨가 한국에 간 뒤 연락이 끊기자 돈을 들고 도망갔다고 생각한 총책은 C 씨 등 2명을 추가로 보낸 것이다.

경찰은 현재까지 확보한 단서를 바탕으로 총책을 추적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SNS 상에서 익명의 사람들이 직접 대면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결혼을 빙자하거나 돈을 요구할 때는 범죄를 의심해야 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ren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