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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엉금엉금’지하철 ‘북새통’…교통지옥된 출근길
뉴스종합| 2017-12-18 11:21
수도권 기습폭설에 교통대란
자가용 포기…대중교통에 몰려
곳곳 차량 접촉사고도 잇따라
18일 밤까지 서울 1~3㎝ 예상


가뜩이나 발걸음 무거운 월요일 아침 출근길이 폭설에 더 꽁꽁 얼어붙었다. 18일 새벽부터 중부 내륙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려 서울 시내 곳곳에서 혼잡이 빚어졌다. 도로가 빙판으로 변하며 도심 주요 도로에서는 차량이 제 속도를 내지 못했다. 자가용 출근을 포기한 시민 상당수는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으로 몰렸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전 9시 대설주의보를 내린 서울지역은 현재적설량은 4.1㎝다.

평소 구로구 천왕동에서 여의도로 자가용 출근하는 직장인 민모(28) 씨는 “갑작스레 내린 눈에 어쩔 수 없이 30분 더 걸리는 대중교통을 이용했다”며 “지각할까 봐 걱정했는데 직장 동료들도 늦어 막상 도착하니 1등이었다”고 말했다.

18일 새벽 서울 강남구 한 버스정류장에서 폭설로 출근길 시민들이 몰린 가운데 환경미화원이쌓인 눈을 치우고 있다(왼쪽 사진).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서울 등 수도권에 내린 기습폭설로 인해 시민들이 지하철로 몰려 출근하고 있다. 유오상·정세희 기자/osyoo@heraldcorp.com

안국역으로 출근하는 공무원 이모(28ㆍ여) 씨는 “매일 지하철을 타고 오는데 오늘은 월요일에 눈까지 와서 그런지 사람들이 평소보단 많았다. 원래는 앉아서 오는데 오늘은 서서 왔다”고 말했다. 경복궁역으로 출근하는 직장인 김종철(34) 씨는 “분당에서 자가용을 타고 다니는데 미끄러워서 사고 날 수도 있고 지각할 수도 있고 해서 오늘은 차를 놓고 왔다”며 “오랜만에 지하철 탔는데 종로3가역에서 환승하면서 숨이 막혔다”고 말했다.

강남 일대에서도 폭설에 시민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환경미화원은 버스 정류장 앞에 쌓인 눈을 쉬지도 못하고 치웠다. 건물 관리인은 눈을 쓸었던 인도에 제설제를 뿌렸다.

보험회사에 다니는 백준철(35) 씨는 “버스가 정말 느리게 갔다. 일찍 나오지 않았으면 지각할 뻔했다”며 “강남에서 일하면 차 끌고 다니기 원래 힘들지만 오늘같은 날은 더하다”고 말했다.

자영업을 하는 김호준(57) 씨는 “눈이 오는 날에는 택시조차 보이지 않는다. 올림픽대교 교통상황을 보니 평소보다 훨씬 많이 막힌다고 해 대중교통이 낫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눈길에 교통사고도 발생했다. 관악구 인헌동에서 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으로 새벽 출근하는 상인 문모(31) 씨는 “스타렉스로 출근하면서 유턴에 들어갔는데 마주 오던 도요타 승용차가 눈길에 멈추지 못하고 들어오면서 접촉사고가 났다. 눈길에 역시 차를 끌고 나오면 안 된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그나마 관리가 되고 있는 대로에 비해 이면도로는 쌓인 눈이 그대로 방치됐다. 차들은 거의 통행하지 않고 환경미화원과 쓰레기 수거차량만이 이면도로를 지나갔다. 환경미화원들은 미끄러운 이면도로에서도 차량 뒤에 매달려 위태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내리막 이면도로에서는 비상깜빡이를 켜고 대로에 진입했다.

한때 약해졌던 눈발은 오전 8시를 넘어가며 다시 강해졌다. 광화문역 6번 출구 앞 버스정류장 인근에는 굵어진 눈송이에 우산을 쓰지 않고는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상황이 됐다. 붉은색 광역 버스에서 내리는 사람은 미끄러운 길바닥에 종종걸음을 옮겼다.

경기도 과천시에서 출근한 직장인 이수현(31) 씨는 “주말에 눈이 왔으면 여유있게 데이트라도 했을 건데 월요일 아침에 이러니까 택시도 안 잡히고 힘들었다”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현재 적설량은 서울 인천 2.8㎝, 구리 3.0㎝ 성남 2.9㎝, 진부(평창) 2.5㎝, 의정부 2.0 ㎝ 등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밤까지 서울ㆍ경기ㆍ강원영서는 2~7㎝, 충북북부는 1~4㎝의 눈이 추가로 올 것으로 예상했다.

김진원ㆍ유오상ㆍ정세희 기자/ji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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