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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넣어 바꿨더니…‘사명 변경’ 열풍으로 번진 가상화폐 광풍
뉴스종합| 2017-12-22 10:11
-롱아일랜드 아이스티, ‘롱 블록체인’으로 사명 바꿔 주가 500% 폭등
-미 금융당국 “주식 사기 유의하라” 당부
-“절차무시 사명변경, 증권법 위반 소지” 지적도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암호화폐)의 화제성을 노린 기업들이 사명 바꾸기와 비즈니스 모델 변경 등으로 인기에 편승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미국 금융당국은 우후죽순 늘어나는 가상화폐 관련 기업들에 대한 주식사기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CNN머니 등에 따르면 청량음료 제조사인 ‘롱 아일랜드 아이스티(Long Island Iced Tea)’는 이날 사명을 ‘롱 블록체인(Long Blockchain)’으로 바꾼 뒤 이날 주가가 한때 500%까지 폭등했다. ‘블록체인’은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기반이 되는 핵심기술이다. 

‘롱 블록체인’으로 사명을 변경한 롱 아일랜드 아이스티. [사진=회사홈페이지]

필립 토마스 롱 아일랜드 아이스티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한 세대에 한 번 있을 만한 기회로 보고, 진화 중인 (가상화폐) 산업에서 기회를 추구하기 위해 이를 비즈니스 전략으로 채택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블록체인 소프트웨어 개발자 등을 영입하기 위한 논의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CNN머니는 롱 아일랜드 아이스티가 블록체인과 관련한 실제 비즈니스가 전무한 상태에서 사명만 바꾼 것이라고 지적했다. FT는 이 회사의 최신 이슈가 2주 전 냉압(冷壓)주스 유통계약을 체결한 것이 전부라며, “블록체인을 갑자기 끌어들인 것이 이 회사를 미국 주식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존재로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앞서 생명공학 관련 기업 바이옵틱스(Bioptyx)도 지난 10월 사명을 리오트블록체인(Riot Blockchain)으로 변경했다.

담배 제조사 리치 시가스(Rich Cigars)는 블록체인 기술 회사로 변신을 선언하면서 가치가 급상승했다. 장외시장에서 주가가 하루 만에 2000% 가량 뛰었다. 이달 나스닥에 상장된 무역ㆍ금융기업 롱핀(LongFin)은 블록체인 기술 벤처 ‘마이크로렌더’ 인수를 발표한 뒤 주가가 급등했다.

이에 미국 금융산업규제국(FIRA)은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 거래와 관련해 고수익을 선전하는 회사의 주식을 매입할 때 잠재적 주식 사기 가능성에 유의하라”고 경고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최근 기업들의 블록체인 끌어들이기는 크립토컴퍼니(Crypto Company) 사례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지적했다.

크립토컴퍼니는 지난 10월 회사명을 ‘크로에’에서 ‘크립토’로 변경한 후 주가가 2700% 넘게 폭등했다. 급기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주가 조작 등이 우려된다며 크립토컴퍼니의 주식 거래를 다음달 3일까지 일시 중단시켰다.

일각에선 블록체인이나 가상화폐 관련 비즈니스로 전략을 바꾼 이들 상장사들이 증권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 법률회사 드링커 비들&리스의 보니 바르사미안은 “주주들에게 기업의 방향성 변경을 알려야하고 이를 이사회에서 승인받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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