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식당’은 짝퉁, 아류 소리를 들을 수도 있었지만, ‘윤식당’과의 차별성을 의외로 쉽게 확보했다. ‘윤식당’이나 ‘강식당’이나 식당은 아무나 여는 게 아니라는 점을 잘 보여준다. 손님이 몰리면 종업원들은 집단멘붕에 빠진다. 그런데 그 양상이 두 프로그램은 완전히 다르게 진행된다.
이때 ‘강식당’의 참 재미가 나온다. 힘들때 멤버들의 본심이 좀 더 잘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나영석 PD는 “거기에 있는 멤버들이 짧은 호흡의 게임에는 익숙하지만 긴 호흡의 리얼리티에는 익숙하지 않다. 그런 부분이 처음이라 식당을 운영하면서 어떤 캐릭터성을 보여줄지가 궁금했다”면서 “짧은 호흡의 게임에서는 진짜 자기 모습을 보여줄 수 없지만, 여기서는 그런 부분들이 좀 더 자세히 드러난다”고 말했다.
나 PD는 “모든 리얼리티(물)에는 이유가 있다. 운전, 재료 다듬기, 손님 아기 보기 등 일을 많이 하는 이수근의 투덜거림, 말로는 평화를 외치지만 요리는 튀기는 것밖에 하는 못하는 강호동 사장, 은지원과 송민호 등 홀에서도 보이지 않는 노동량에 의한 짜증과 스트레스가 있다”면서 “이들이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왔기 때문에 이런 상황들을 통해 시청자들도 ‘이런 성격도 있네’ 하고 발견하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지난 26일 방송에도 평화로운 ‘강식당’에서는 직원들의 현실 싸움이 계속됐다. ‘체험 삶의 현장’을 방불케했다. 설상가상으로 오픈부터 단체 손님이 몰리고, 신메뉴의 인기에 설거지 거리가 쌓이자 또 한번 직원들이 멘탈붕괴에 빠진 것.
송민호는 라면덕에 설거지 지옥에 빠졌고 강호동은 생애 처음으로 라면이 꼴보기 싫다며 힘들어했다. 멤버들은 “그냥 ‘신서유기’만 하자”는 말로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송민호가 ‘꽃보다 청춘 위너편’의 홍보를 위해 서울로 잠시 올라가면서 결국 1일 알바로 등장한 사람은 나영석PD. 나PD는 ‘나노(나영석 노예)’로 불리며 끝없는 설거지의 지옥에 빠졌다.
또한 존재하는 듯 존재하지 않는 본사에 복지를 요구하는 직원들의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이미 송민호는 “사직서는 어디에 쓰는 거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이날 방송 말미에는 초등학생 씨름선수 12명이 등장해 앞으로의 고난을 예고했다.
식당 주인 강호동은 이제 동생들을 컨트롤하기가 무척 버겁다. 단순히 캐릭터와 캐릭터간의 관계가 아니라 모두 리얼한 상황이다. 손님이 몰려 종업원들이 정신을 못차리며 서로 불만을 표출할 때, 이 멤버들이 오랜 기간 다져온 ‘왁자지껄 야단법석 팀웍’이 재미를 준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