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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콕콕-리버스D]모바일에 담아낸 콘솔게임 키드의 '향수'
게임세상| 2018-02-05 13:58


좌우로 넓고 끝이 사각형인 칼을 멘 남자가 있다. 어느새 칼을 빼서 크게 휘두른다. 화면 전체가 새파란 불로 일렁인다. 얼핏 '파이널판타지7' 주인공이 머릿속을 스치운다. 그가 정신을 잃은 여주인공을 양팔에 안고 들어 올리자 머릿속에는 '아이리스'가 스쳐 지나간다. 다음 장면에서 정신을 되찾은 여주인공이 검을 휘두른다. 버튼을 누르니 다시 남자 주인공이 스쳐 지나간다. 머릿속에는 '스위치'라는 함성과 함께 '소드 아트 온라인'이 스쳐 지나간다. 첫 스테이지에 도착하자 멀리서 익숙한 몬스터들이 눈에 들어온다. 해골 아쳐에 슬라임. '드래곤퀘스트'가 스쳐 지나간다. 이 쯤 되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절묘한 패러디들이 기가막히게 맞아 떨어진다. 대체 어디까지 (패러디)한거지. 궁금증이 멈추지 않는다. 정신을 차렸을 때 쯤 이미 손에 카드를 쥐고 결제 버튼을 누르고 있었다.
   

   

'리버스D'를 개발한 스노우팝콘은 '드래곤을 만나다 for kakao'로 이름을 알린 개발사다. 전작은 탑뷰 시점 액션 RPG로 시원한 타격감을 무기로 삼아 유저들의 사랑을 받았다. '리버스D'는 '드래곤을 만나다'에서 확보한 노하우를 기반으로 약점을 극복하고 새로운 재미를 추구하기 위한 프로젝트라고 스노우팝콘 측은 밝혔다. 이 단서를 기반으로 게임을 뜯어 보기로 했다.

'슥삭'하면 몬스터가 우수수

첫 스테이지부터 게임은 남달랐다. 보유한 캐릭터 중 총 3개 캐릭터를 선택해 게임에 입장하게 된다. 한번에 한명 캐릭터를 조작 가능하며, 캐릭터 얼굴을 탭하면 플레이할 수 있는 캐릭터가 변하는 형태다. 일단 남성 캐릭터를 선택하고 움직여 본다.
좁게 구성된 통로형 맵 사이로 캐릭터를 움직이면 된다. 빛 기둥에 도달하면 주변에 몬스터가 나오는 식이다. 몬스터를 꺼낸 뒤 액션버튼을 누르면 캐릭터가 질주한다. 주로 상대 뒤로 뚫고 나간 다음 원거리 공격을 하는 상대 앞에서 스킬을 쓰기 시작하면 적들이 한데 뭉쳐 스킬을 맞는다.
   

   

공격 범위가 넓기 때문에 다수 적을 한번에 쓸어담는 플레이가 가능하다. 이렇게 일반 몬스터를 잡고 나면 보스 몬스터가 등장하는데, 이 보스를 잡아야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일반 몬스터에 비해 최소 3배 이상 체력이 높기 때문에 함께 간 파티 캐릭터들을 돌아가면서 이용해 스킬을 연사하는 방식으로 클리어하기를 추천한다.

별 두 개면 강화할 신호

개발사의 레벨 디자인은 스테이지 2-1부터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서서히 강력한 몬스터들이 나오면서 콤보 한번으로는 클리어하기 힘든 적들이 튀어 나온다. 미션 완수도 알리는 '별'이 줄어들고 게임은 점점 힘겹게 변모한다.
급기야는 파티로 데려간 캐릭터들이 죽어 나가는 시점이 오고 클리어타임이 길어지면서 '별'을 적게 획득하는 상황까지 온다. 이 시점이 되면 강화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바로 '강화'다.
   

   

강력한 장비와 레벨로 무장한 캐릭터는 모든 상성을 무시한다. 열심히 플레이해서 재료를 모은 다음 강화만 한다면 그 어떤 장벽도 뚫어버릴 수 있다. 대신 강화에도 규칙은 있다. 소과금 유저라면 일단 골드를 활용해 장비를 강화하는 것을 추천한다.
사실상 캐릭터 승급을 위한 재료를 마련키 쉽지 않은 만큼 승급은 가장 강력한 캐릭터에 올인하는 방법이 현명하다. 반대로 과금 유저라면 골드를 강력한 캐릭터에 몰아주는 형태가 현명한 선택이다.

전략성 돋보이는 태그 액션

중반부로 넘어가면 서서히 게임성이 변화한다. 마치 전략게임처럼 전반적인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역시 장비가 강해서 데미지 딜링으로 밀어 붙일 수 있다면야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으나 그렇지 않은 시점이 한번은 오게 돼 있도록 시스템이 설계돼 있다.
   

   

이 시점에 오면 '태그 액션'을 다시 한번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이 시스템은 스킬을 난사하다가 태그 버튼을 눌러 발동하면 바로 다른 캐릭터로 변신해 콤보를 이어나갈 수 있는 시스템이다. 1번 스킬과 2번스킬을 잇달아 적중한다음 땅에 떨어지면서 태그 스킬을 쓰고, 다시 다음 캐릭터가 콤보를 넣는 형태로 이어진다.
그런데 스킬을 모두 쏟아 부어도 적이 죽지 않는다면 나머지는 두들겨 맞을 시간이 기다린다. 사실상 이 시간을 대비할 탱커, 다시 쿨 타임이 찬다음 스킬을 난사해 데미지를 입힐 딜러, 이 딜러의 데미지를 극대화할 지원캐릭터 등으로 파티를 짠 다음에 상황에 맞게 대응하는 전략을 추천한다.

숨막히는 유저 공방전

시나리오를 끝까지 열었다면 이제 유저들과 대결하면서 공방전을 펼칠 차례다.
유명한 TCG게임을 다른 형태로 해석한 것으로 보이는데, 최대 5명 캐릭터를 배치해 본진을 방어하도록 만들고, 상대 던전을 침범하도록 게임은 설계돼 있다.
   

   

유명 TCG게임들처럼 격전을 펼치는 시스템을 연상하면 된다. 대신 직접 콘트롤한다는 점에 차이는 극명하다. 이 시스템을 통해 적진에 난입하면 이제부터 총 5개 캐릭터를 활용한 전투가 펼쳐진다.
상대 캐릭터를 보고 상성에 맞는 캐릭터를 내 보내면서 대결하는 것이 유일한 팁. 특히 상대가 내 던전에 들어 왔다면 바로 접속해 실시간으로 PvP로 전환된다는 점은 참고해야할 부분이다.
랭커와 겨루고 싶다면 새벽 시간을 노려 보자.

유쾌한 게임 개발실 연상되는 게임

'리버스D'는 꿈 많은 개발자가 상상해온 프로젝트가 현실로 구현된듯한 인상을 받는 프로젝트다. 누군가가 하고 싶었던 프로젝트를 이야기하고, 다시 멤버들이 이에 동의하면서 점점 아이디어가 확장되고 그렇게 탄생된 게임처럼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장난'이나 '양산'으로 보기에는 그 진지함이 남다르다.  캐릭터 일러스트나 인게임에서 표현되는 색감 등과 같은 디자인적인 요소에서부터 출발해 유저들의 플레이 패턴을 꿰고 더 쉽게 편하게 플레이하도록 만들면서도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하는 레벨디자인이나 클라이언트 안정성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요소들을 배척하지 않고 과감히 구현해낸 프로그래밍 기술까지 개발 전과정에서 개발자들의 내공이 곳곳에 묻어 난다.
   

   

프로젝트에 대한 '애착'없이는 만들기 힘든 개발력이다. 각 개발실 내부에 주동자(?)와 공범자(?)들이 포진돼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낸 결과물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탄탄한 기본기를 기반으로 확장해나간 요소들 덕분에 게임은 자칫 '표절'이나 '불쾌함'으로 치부될 수도 있는 패러디들을 반대로 '게임성'으로 승화하는 매력이 있다.
잘 만든 액션 RPG이면서 TCG이면서 디펜스 게임이면서 실시간 배틀을 하는 대전액션게임이면서 온갖 패러디들이 넘치는 게임. 할 것 많고 즐길 것 많은 콘텐츠와 안정적인 개발력을 뽐내는 게임인만큼 그 노력이 결실을 거두기를 기원해본다.
안일범 기자 ga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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