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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선수 ‘갤노트8’ 미지급에 뿔난 이란 “삼성 불매”
뉴스종합| 2018-02-09 10:14
이란 외무 “삼성이 사과 안하면 갤럭시 안 쓰겠다”
이란 국영TV “이란은 중요한 시장”...시장점유율 51%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유엔 제재를 이유로 이란 선수들을 삼성전자 갤럭시노트8 지급 대상에서 제외한 데 대해 이란 정부가 ‘삼성 불매’를 언급하며 강력히 항의했다.

이란 국영 IRNA통신 등 현지 언론들은 8일(현지시간) 자국 외교부 소식통을 인용,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삼성전자가 8일까지 이번 결정을 사과하지 않으면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을 쓰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 [사진제공=게티이미지]

바흐람 거세미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이날 “이란 선수를 지급 대상에서 배제한 것은 올림픽 정신을 위배하는 비도덕적인 행위”라면서 “삼성전자가 미숙한 행위를 사과하지 않으면 이란과 교역에도 심각한 지장이 생길 것이라고 주이란 한국대사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란 외무부는 이날 주이란 한국대사를 소환해 경위를 따지고 한국 정부와 삼성전자의 사과를 요구했다. 한국이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동참할 때나 주이란 한국대사를 소환했던 점을 고려하면 이란 정부가 이번 사안을 꽤 심각하게 여기고 있음을 보여준다.

레자 살레히 아미리 이란 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항의의 뜻으로 평창올림픽에 출전한 자국 선수 4명에게 같은 기종의 스마트폰을 사서 지급하라고 대표선수단에 지시했다.

샤흐로흐 샤흐나지 이란 올림픽위원회(NOC) 사무총장은 전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한국올림픽위원회에 항의 서한을 보냈다.

이란 언론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삼성 제품을 불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란 국영 프레스TV는 7일 “중동에서 스마트폰과 세탁기, TV, 에어컨 등 가전제품을 파는 삼성전자에 이란은 주요한 시장”이라면서 “이번 결정이 이란을 분노하게 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강경 보수신문인 케이한은 8일 “이란 선수에 스마트폰을 주지 않는 것은 이란을 모욕하는 행위”라면서 “삼성전자가 이란으로 제품을 수입하는 과정에서 탈세 사실이 있는지 정부가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지 언론 타스님뉴스 역시 “한국의 조직위원회와 삼성전자의 행위는 올림픽 정신을 위배한다”고 비판했다.

이란 SNS에는 ‘#삼성을 제재한다’는 해시태그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란에 대한 차별에 분노하면서 삼성전자를 포함해 한국 회사의 제품을 불매해야 한다는 글이 늘어나고 있다.

현지 일간 파이낸셜트리뷴에 따르면 삼성 스마트폰의 이란 시장 점유율은 51%로, 약 1780만명이 사용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앞서 평창올림픽조직위는 이란에 군사적으로 전용될 위험이 있는 전자제품을 제공하거나 판매하지 못한다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결의안에 따라 북한과 이란 선수단에 갤럭시노트8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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