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쪼그라드는 설탕 시장…저당 트렌드 확산
뉴스종합| 2018-02-13 10:25
-사회 전반의 ‘저당(低糖) 트렌드’ 기조 확산
-설탕 소비 매해 감소, 제당업계 실적도 내리막
-알룰로스ㆍ자일로스 등 대체감미료는 성장 중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독’, ‘마약만큼 중독적인 백색가루’…. 이처럼 설탕이 건강에 치명적인 ‘공공의 적’으로 분류되면서 소비량도 줄어들고 있다.

13일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2016년 설탕소매시장 규모는 143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4.1% 줄어들었다. 이는 2013년 2310억원 대비 38.1% 급감한 수치다.

1962년 4.8g이었던 국민 1인당 하루 평균 당류 섭취량은 2013년 72.1g으로 50년 사이 1400% 이상 폭증했다. 이후 비만ㆍ당뇨 등 주요 합병증의 원인으로 당이 지목되면서 점차 줄어 지난해 64.1g까지 감소했다. 국내 설탕시장 규모는 2011년 1조836억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2014년 9559억원, 2015년 8644억원으로 꾸준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설탕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면서 2016년 설탕소매시장 규모는 1430억원으로 전년 대비 14.1% 줄어들었다. 사진은 설탕 이미지.

설탕을 판매하는 제당업계의 실적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양사는 지난해 전년보다 38% 감소한 918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이 2조419억원으로 2.0% 늘어난 것을 감안할 때 수익률이 크게 떨어진 셈이다. 대한제당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78%나 떨어졌다. 제당 업계 2위와 3위인 이들이 나란히 부실한 성적표를 받은 배경은 설탕 소비 감소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2016년에는 정부가 2020년까지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를 10% 이내로 줄이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저당 소비 기조가 강화됐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에게 거부감이 적은 대체 감미료를 개발하는게 목표이지만 당을 바꾸면 맛도 바뀌기 때문에 대체당을 활용해 기존 제품 맛을 내는 게 목표”라면서 “가격이 다소 올라도 건강에 좋은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커지고 있는 추세”라고 했다.

업계서는 줄어드는 설탕 소비에 자체적으로 당류 저감 활동을 벌이고 있다. 

‘달달한 커피’의 대명사로 불리는 믹스커피에도 설탕을 뺀 커피가 등장했다. 동서식품이 선보인 ‘맥심 모카골드 심플라떼’는 오직 커피와 라떼 크림만으로 만들어 고소함을 강조한 제품이다.

‘당줄이기 캠페인’은 한국야쿠르트가 지난 2014년 8월부터 유가공 업계 최초로 당류 저감 활동을 시작했다. 야쿠르트 등 발효유에 들어가는 당을 3년간 8072톤 가량 줄였다. 최근에는 기존 당을 줄이는 노력은 이어가면서 당의 종류를 식물 유래 당으로 대체하고 나섰다.

단맛으로 마시던 과일소주 당도 줄었다. 롯데주류가 리뉴얼한 소주 베이스 칵테일 ‘순하리’는 기존에 사용하던 액상 과당 대신 저칼로리 고감미료를 첨가해 기존 제품 대비 당 함량을 99% 줄이고 칼로리는 30% 가량 낮췄다. 업계 대비 가장 낮은 수치다.

생과일전문점 쥬씨(JUICY)는 자체 당류 줄이기 캠페인인 ‘쥬씨 다운(DOWN)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천연성분이 함유된 액상당 쥬씨N믹스를 개발해 자사의 주스류에 적용했다. 설탕과 비교했을 때 단맛은 그대로 유지하지만 칼로리 33%, 당류 50%가량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설탕 시장이 쪼그라드는 반면, 대체 감미료 시장은 성장세다. 업계 따르면 지난해 대체 감미료 시장 규모는 113억원으로 전년 대비 7.6% 증가했다. 대체 감미료 시장은 2014년 77억원, 2015년 105억원으로 꾸준히 커지고 있다.

국내 대체 감미료 시장의 97%를 차지하는 CJ제일제당은 이러한 분위기 맞춰 알룰로스 뿐 아니라 당흡수 억제효과가 있는 ‘자일로스’, 혈당조절 효능을 갖춘 ‘타가토스’ 등 기능성 대체 감미료를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삼양사도 기능성 당 브랜드 ‘트루스위트’를 지난 선보이며 시장에 진입했다. 액상당 ‘트루스위트 알룰로스’나 알룰로스와 올리고당을 섞은 ‘트루스위트 알룰로스 올리고당’ 그 밖에 ‘트루스위트 자일로스 설탕’ 등을 선보인다.

summ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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