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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 콘텐츠 안거르면 광고도 없다” 유니레버, 구글·페이스북에 으름장
뉴스종합| 2018-02-13 11:41
세계적인 광고주인 유니레버가 구글, 페이스북 등을 상대로 유해 콘텐츠를 거르지 않으면 광고를 철회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미국 CNN, 영국 BBC 등의 보도에 따르면 키스 위드 유니레버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행사에서 “디지털 플랫폼이 가짜뉴스, 인종차별, 성차별, 테러리스트, 증오 메시지, 어린이에게 유해한 콘텐츠의 늪이 되고 있다”며 “더는 사회에서 분열을 일으키거나 젊은이들을 보호하지 못하는 플랫폼에 광고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니레버는 도브, 립톤, 벤&제리스 등의 브랜드를 소유한 기업이다. 연간 약 80억유로(약 11조원)를 마케팅에 쏟아붓고 있으며, 이 중 25%를 디지털 광고 집행에 사용한다고 CNN은 전했다.

위드 CMO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불쾌한 콘텐츠가 확산하는 가운데 어린이 보호장치도 부족해 사회적인 신뢰마저 꺾이고 있다. 이것은 사용자를 해치고 민주주의도 훼손시키고 있다”며 “무시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성(性) 고정관념에 맞서며, 디지털 환경 개선에 이바지하는 단체에만 협력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어린이를 보호하지 않는 플랫폼에는 아예 투자하지 않겠다는 내용도 더했다.

위드 CMO는 “다행스럽게도 광고주가 광고를 중단하기 이전에 각 회사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페이스북은 이날 성명을 내고 “유니레버의 약속을 지지한다”며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CNN은 구글과 페이스북이 다양한 사이트와의 접근성, 방대한 양의 데이터 등을 바탕으로 온라인 광고시장을 장악해왔다고 지적했다. 두 회사는 지난해 디지털 광고시장의 73%를 싹쓸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유니레버의 강경 발언은 소비자 단체와 정치인 등이 정보기술(IT) 기업을 상대로 폭력적인 콘텐츠 감시를 강화할 것을 촉구하는 가운데 나왔다. 구글은 유튜브 상에서 특정 기업의 광고를 유해한 동영상과 함께 게재해 비판을 받았다. 페이스북은 가짜뉴스, 미국 선거 개입 의혹, SNS 중독 등의 이슈에 휘말린 바 있다. 이런 상황은 광고주를 기쁘지 않게 만들고 있다고 CNN은 지적했다.

양영경 기자/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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