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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ㆍ알루미늄 관세, 美경제에 역풍될 수도”
뉴스종합| 2018-02-20 10:19
CNN머니 분석…자국산만으로 수요 충족 어려워
미국산 자동차ㆍ가전 가격 인상→점유율 하락 가능성
외국의 보복 조치 우려도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미국 상무부가 제안한 외국산 철강ㆍ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대대적인 무역 규제는 미국 경제에도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국 CNN머니는 19일(현지시간) “철강 및 알루미늄 수입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제안은 미국 기업의 부진한 부문을 부양하겠지만, (미국) 경제를 해칠 수 있는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보도했다.

[사진=AP연합뉴스]

철강과 알루미늄은 미국에서 제조되는 자동차, 비행기, 가전제품의 핵심 원료다. 두 금속은 건설, 정유, 수도, 전기 사업에서 기둥, 파이프라인, 전선을 만드는 데에서부터 음식과 음료수를 담는 캔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외국산 제품은 매년 미국 기업이 사용하는 1억t의 철강 중 3분의 1을, 550만t의 알루미늄 중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CNN머니는 “트럼프 대통령이 높은 관세를 이행할 경우 수입이 얼마나 줄어들지는 명확하지 않다”며 “미국 제철소와 알루미늄 제련소가 외국산 수입량이 감소하는 만큼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지도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철강협회는 관세를 환영하며 국내 제철소가 생산량을 충족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주장에 의문을 제기했다.

철강 파이프나 배관 같은 제품들은 수입이 너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자국내 제철소가 생산을 다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자동차용 강판 같은 한 종류의 철강 제품을 만드는 제철소는 파이프라인이나 배관 같은 다른 유형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쉽게 바뀔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필립 깁스 키뱅크캐피탈마켓 금속 연구원은 “수입 제품에 대한 필요성이 존재한다”면서 “지난 3~4년간 폐쇄된 많은 제철소를 소생시키려면 많은 비용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알루미늄협회 역시 일부 제품을 수입해야 한다는 점을 인정했다.

매트 미넌 알루미늄협회 대변인은 “미국 알루미늄 산업은 현재보다 많은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지만 모든 국내 수요를 충족시킬 순 없다”고 밝혔다.

높은 관세가 부과되더라도 미국 기업들은 여전히 외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을 사야 하는 실정인 셈이다.

외국산 철강 및 알루미늄은 관세 때문에 더 비싸지고, 자국산 금속 가격도 덩달아 오를 수 있다. 이는 미국산 자동차 및 가전제품 가격을 인상시켜 외국 기업에 점유율을 뺏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CNN머니는 분석했다.

아울러 관세가 다른 나라들의 보복 조치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우려라고 CNN머니는 덧붙였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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