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일반
한국지엠, 희망퇴직 통한 흑자 구조 확보 실패…남은 희망은 임단협
라이프| 2018-03-04 12:59
- 2400명 희망퇴직 신청…年 인건비 3500억~4000억원↓
- 年 평균 순손실액 7500억원…3000억원 이상 더 줄여야
- 정부, 일자리 보전 의지↑…임단협이 적자 해소 유일한 방법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흑자 구조 확보를 위해 대대적인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던 한국지엠(GM)이 결국 희망퇴직을 통한 흑자 구조 확보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들의 일자리 보전 의지 등을 고려할 때 더 이상의 대규모 정리해고 등 추가 인력구조조정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 따라서 업계 안팎에선 노조와의 임단협 협상만이 적자구조를 탈피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보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이 지난달 13일부터 지난 2일까지 실시한 희망퇴직 신청자 모집에서 약 2400명이 희망퇴직 의사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1만6000명의 한국지엠 직원 중 15%가 스스로 나가겠단 뜻을 보인 것으로, 폐쇄가 결정된 군산공장 외 부평공장, 창원공장과 더불어 비노조원인 상무급 이하 팀장급 이상 직원들에게까지 모두 희망퇴직을 권한 결과다.

군산공장 신청자가 1000명을 웃돌았고, 나머지 부평ㆍ창원 공장에서도 정년을 앞둔 장기 근로자 중심으로 1000여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희망퇴직자는 2~3년 치 연봉을 위로금으로 받게 된다. 지급액은 평균 2억원 안팎이 될 예정이다.

업계와 한국지엠은 약 2400명의 희망퇴직을 통해 연간 인건비 및 부대비용 규모를 3500억~4000억 가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지난 4년간 한국지엠의 적자규모가 3조원, 연간 평균 순손실액이 7500억원. 흑자 전환을 위해선 4000억원도 턱없이 모자란 수준이다. 연간 3000억~4000억원의 비용을 더 줄여야 하는 셈이다.

(사진) 한국지엠 군산공장. 박혜림 기자/rim@heraldcorp.com


그러나 더 이상의 정리해고는 무리다. 일단 ‘희망퇴직 연장’ 가능성은 극히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희망퇴직 신청자를 받을 때 ‘이보다 더 좋은 조건이 없을 것’이라고 여러차례 공지했기 때문이다.

인위적인 감원에 나설 수도 없다. 우리 정부와 지자체가 ‘일자리’를 강조하는 만큼 더 이상의 대규모 정리해고를 방관할 리 없다. 이에 업계에선 임단협을 통한 성과급 지급 중단 등의 인건비 절감안이 가장 현실적인 안이라고 보고 있다.

일단 지난달 28일 열린 3차 교섭은 노조의 경영부실 의혹 공세에 아무런 성과 없이 1시간 만에 끝나고 말았다. 당시 사측이 가져간 교섭안에는 ▷임금 동결 ▷성과급 지금 불가 ▷승진 유보 ▷비급여성 복지후생 축소 등의 내용이 담겨있었다.

사측은 최근 5년 연속 연간 약 1000만 원씩 지급된 성과급만 줄여도, 연간 약 1400억원(1000만원×희망퇴직 후 남은 1만3600명) 정도의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현재 제공되는 비급여성 복지후생 비용, 연 3000억원을 절반 정도인 1500억원 이상 줄인다면 성과급과 복리후생비 조정만으로도 연간 약 3000억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여기에 고액 연봉의 임원 수를 계획대로 35%(전무급 이상)~50%(외국인 임원) 줄이고 다양한 경상비 절감 방안까지 더해지면 연 3500억~4000억원의 경비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한국지엠은 기대하고 있다. 사측의 안이 수용된다면 비로소 희망퇴직 인건비 절감분 최대 4000억원에 임단협과 기타 절감분 4000억원 등 모두 8000억원의 경비 감축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 평균 7500억원의 적자 수렁에서 벗어나 흑자를 낼수 있는 기반이 갖춰지는 셈이다.

rim@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