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수소차 상용화 눈앞…충전소 인프라가 과제
뉴스종합| 2018-03-08 11:33
충전소 구축 한곳당 수십억원 소요
표준硏, 신뢰성 평가 기술개발 착수
日은 100여곳 구축·한국은 아직…
체계적 준비·기술지원 등 뒤따라야


최근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국내 유수의 자동차업체들이 수소자동차를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현대차의 수소자동차 넥쏘는 한번 충전으로 600km를 주행할 수 있다. 이처럼 출력, 주행거리, 내구성 등 주행성능은 물론 수소저장 용기, 연료전지 등 주요부품에서도 상용화를 앞당길 성과들이 속속 도출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수소연료 자동차에는 2가지 종류가 있다.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와 수소 내연기관 엔진 자동차다. 

미국의 한 수소충전소에서 운전자가 차량에 수소를 주입하고 있다. [헤럴드경제 DB]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는 명칭 그대로 연료전지를 사용한다. 연료전지에 수소를 주입하면 전기로 바꿔주는데, 이 전기를 배터리에 저장해 자동차를 구동하는 동력으로 사용한다.

수소 내연기관 엔진 자동차는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점은 동일하지만 연료전지 자동차와 달리 수소 자체를 직접 연소시켜 동력을 얻는다. 물론 여기에 쓰이는 엔진은 수소의 연소 환경에 맞춰 특수제작된 것이다. 이 같은 수소연료 차량은 기존의 휘발유 자동차에 비해 우수한 점이 훨씬 많다. 우선 연료효율성 면에서 훨씬 앞선다.

친환경성은 두말할 나위조차 없다. 수소연료 자동차의 머플러에서 뿜어지는 것은 오직 깨끗한 물 뿐이다. 전기 자동차처럼 환경공해 물질을 전혀 배출하지 않는다. 게다가 수소는 물을 전기분해해 생산할 수 있다. 지구상의 물이 모두 말라버리기 전에는 고갈될 걱정이 없다는 얘기다.

다만 수소자동차 상용화를 위해서는 제조단가 인하, 수소충전소 등과 같은 인프라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미국, 일본에 비해 부족한 수소충전소=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동되고 있는 수소충전소는 300여개를 조금 웃돈다.

백운봉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박사는 “특히 이들 충전소 중 약 70%가 미국·독일·일본 등 특정 지역에 집중된 상태로 일본의 경우 수소자동차 양산은 늦었지만 현재 100여개의 수소충전소를 확보했다”면서 “우리나라도 수소충전소 구축을 위한 체계적 준비와 기술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웬만한 크기의 수소충전소를 구축하는데 드는 비용만 수십 억원에 달한다는 점도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수소자동차 상용화의 관건은 자동차 자체 가격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는가와 수소 인프라 구축에 달려 있는 셈이다. 이를 위해서는 민간기업 뿐만 아니라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대규모 투자가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소재융합측정센터 백운봉 박사팀은 수소충전소 구축과 관련, 기술 국산화와 신뢰성 평가를 위한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연구팀은 오는 2025년까지 9년 동안 ‘수소융복합스테이션 신뢰성 측정표준 기술개발 사업’에 착수한 상태다. 그동안 금속분야에만 국한된 연구 영역을 고무 및 고분자 등 비금속분야로 확대하는 한편 수소충전소 보급 시 이슈가 될 수소가스 유량계의 측정 소급성, 연료전지의 수명과 직결된 수소가스 순도측정분야를 포함함으로써 수소충전소의 전반적인 신뢰성을 측정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연구팀의 최종 목표다. 백 박사는 “그동안 미국의 샌디아 연구소, 일본의 AIST 연구소와 큐슈대학, 프랑스 CEA 연구소 등과 기술교류를 하면서 대등한 연구역량을 인정받게 됐다”고 말했다

▶수소 인프라 핵심부품ㆍ소재 신뢰성 확보= 연구팀은 고압 수소가스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금속개발을 위한 금속의 수소취화 메커니즘 규명을 위한 각종 측정시스템 및 측정기술, 고압 수소가스에서의 사용제품 설계를 위한 기술기준, 수소취화소재의 각종 역학특성 측정 시스템 및 측정기술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또 수소충전소 부품인 고분자ㆍ고무 개발을 위한 열물성, 전기적 특성, 역학특성 등 다양한 물성 측정을 위한 시스템 개발과 수소자동차에 공급되는 수소가스의 순도를 측정하는 기술과 유량측정 기술 및 표준화에도 연구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백 박사는 “기술개발부터 인증, 표준에 이르기까지 수소인프라 분야의 전주기 대응 체계를 마련해 국가 기간산업으로서 수소에너지 산업의 경쟁력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며 “금속분야를 필두로 고분자 재료를 포함하고 계량분야까지 포괄함으로써 수소인프라 및 수소스테이션 뿐만 아니라 제조업 기반의 다양한 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부품·소재 아이템 및 관련 기술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구본혁 기자/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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