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해외 대박상품 모셔라”…여행지 그 맛, 이젠 편의점에서
뉴스종합| 2018-04-23 08:42
-CU, 세계 곳곳 누비며 70여가지 상품 발굴
-‘누가크래커’ 인기 힘입어 해외직소싱팀 꾸려
-가공식품에서 원재료, 부자재로 품목 확대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해외소싱팀 직원들의 여권에는 수십개 국가의 출입국 도장이 빼곡하게 찍혀있다. 최근 한달 출장 횟수만 13번. 이들이 여권 도장의 잉크가 마를 새 없이 출장을 다니는 이유는 해외 대박 상품을 국내로 들여오기 위해서다. 지난 1년 동안 일본, 중국, 미국, 멕시코, 프랑스 등 세계 곳곳을 누비며 발굴한 상품은 70여 가지에 달한다. 대다수 상품의 첫 계약 물량이 완판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편의점 업계가 해외 직수입 사업을 활발하게 전개하면서 매출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사진은 BGF리테일의 해외소싱팀이 지난 1년간 발굴한 해외 직수입 상품. [사진 제공=BGF리테일]

편의점 업계의 해외 직수입 사업이 본 궤도에 올랐다. 그동안 해외소싱은 마트, 백화점 등 전통 유통 채널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편의점의 성장세와 더불어 해외여행에서 맛본 현지 제품을 찾는 1인가구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편의점을 통해 한국에 입성하는 글로벌 식품 제조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기존 제품을 편의점 규격에 맞춰 수정하는 업체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다. 이에 맞춰 편의점들도 해외직소싱 전담팀을 꾸리고 직수입 상품의 품목을 확대하는 등 관련 상품을 강화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BGF리테일은 지난해 초 편의점 업계 최초로 해외직수입팀을 발족했다. 2016년 시범적으로 출시한 대만 누가크래커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해외소싱 전담팀을 꾸리며 본격적으로 해당 사업에 나섰다. 짭짤한 크래커 사이에 달콤한 누가가 들어 있는 누가크래커는 출시 일주일 만에 3만개 한정 수량이 완판되며 전체 비스킷 제품 중 매출 1위를 기록했다. 현재는 최초 물량보다 3배 더 많은 물량을 들여오고 있으며, 아홉 차례에 걸쳐 총 100만개의 누가크래커를 수입했다.

특히 지난해 3월 선보인 ‘이츠키 우동’은 출시 한달 만에 3만개에 달하는 첫 계약 물량을 모두 소진했다. 현재도 매달 20%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며 편의점 업계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다. 이번 달에는 일본 편의점에서만 맛볼 수 있었던 모찌롤 2종을 출시했으며, 이 역시 서울 시내 곳곳 편의점에서 품절 사태를 빚으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CU는 가공제품을 수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원재료, 소모품 등으로 품목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태국에서 직소싱한 새우를 원재료로 만든 새우 간편식 시리즈를 개발했다. 태국에서 직접 새우를 조달하면 국내에서 조달할 때보다 재료 선도가 높고 가격은 싸다. 당시 해외소싱팀은 새우를 직접 맛보고, 공정 과정을 두 눈으로 확인하는 등 수차례 태국과 한국을 오가며 원재료 품질 확보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태훈 BGF리테일 해외소싱팀장은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직수입 상품의 인기 비결로 철저한 시장 조사를 꼽는다. 이 팀장은 “낯선 상품보다는 해외여행이나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한 번이라도 접했던 상품에 손이 가기 마련”이라며 “관광객들이 여행 가면 꼭 먹는 상품을 조사하고, 이 중 국내에 수입되지 않았거나 구매하기 어려운 상품을 직수입 대상 상품 1위로 둔다”고 했다. 이어 “최근에는 해외소싱의 범위를 완제품 뿐만 아니라 원재료, 부자재까지 확대해 나가고 있다”며 “고객들이 세계 유명 상품들을 언제든지 CU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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