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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이거 진짜에요?” 초등학생도 역사적 순간 지켜봤다
뉴스종합| 2018-04-27 09:57
-서울 덕수초등학교 스크린 생중계 지켜보니
-“전쟁 없었으면”…갈등 해결 기대하는 아이들
-정상 악수ㆍ사열하는 모습에 “부럽다” 외치기도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앗, 대통령 아저씨다!”

27일 오전 9시30분 중구 정동 덕수초등학교의 한 교실. 스크린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춰지자 아이들이 문 대통령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박모(10) 군은 “이거 진짜에요?”라고 소리쳤다. 아이들은 영화의 한 장면을 보듯 탄성을 내질렀다.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이날 덕수초등학교 4학년생 23명 아이들은 교실에서 생중계를 보며 역사적인 순간이 이뤄짐을 축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김 위원장과의 판문점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남북 정상이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 MDL 선상에서 만나는 것은 최초이며, 북한 최고 지도자의 방남도 처음이다. 

27일 오전 9시30분 서울 중구 정동 덕수초등학교의 한 교실에서 아이들이 남북 정상회담 모습을 스크린으로 시청하고 있다. 이날 박원순 서울시장은 교실 맨 뒷자리에서 아이들과 함께 두 정상을 봤다.

한창 산만할 나이인 아이들은 장난기가 섞인 표정 없이 스크린 속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움직임만 주시했다. 박모(10) 양은 “우리나라와 북한 측 정상이 만나 밥을 먹고 이야기도 하면 그간 쌓인 오해가 풀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두 사람이 하루 빨리 갈등을 풀어 엄마, 아빠와 전쟁 불안감이 없는 나라에서 살고 싶다”고 했다. 한 학생은 “통일이 되면 북한 친구들과 함께 축구, 농구를 하며 뛰어놀고 싶다”며 “북한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도 하나씩 먹을 것”이라고 웃었다.

두 정상이 눈을 마주치며 수초간 악수한 후 초등학교 학생들과 나란히 서자 아이들은 “좋겠다”며 부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박모(10) 군은 “스크린 속 북한 친구들과 같이 공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사열하는 모습이 방영되자 아이들은 멋있다며 손뼉을 쳤다.

몇몇 아이들은 두 정상이 나누는 말을 듣기 위해 스크린에 몸을 바짝대기도 했다. 감상평을 물어보는 교사의 물음에 “재밌다”, “신기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제 곧 평양에 갈 수 있는 것이냐며 기대섞인 목소리로 물어보는 아이들도 보였다.

이날 교실에서는 통일을 염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조모(10) 군은 “통일이 이뤄지면 그간 합쳐짐을 원하지 않던 세력들의 불만이 커질 것”이라며 “그렇게되면 갈등이 빚어져 오히려 전쟁 분위기가 생길까봐 걱정”이라고 했다. 한 학생은 “지금은 두 나라가 갈라진지 오래돼 대통령도, 국기도 어떻게 정해야 할지 모른다”며 “준비를 다 해놓고 차근차근 통일이 이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실 생중계에는 박원순 서울시장도 함께 했다. 박 시장은 가장 뒷 줄의 한 자리에 앉아 아이들과 함께 생중계를 시청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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