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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같은 성남 하늘 아래 은수미 놓고 갈라진 분당ㆍ구도심 민심
뉴스종합| 2018-05-17 09:20
-분당 “은수미 안돼”…舊성남 “그래도 민주당”
-조폭사업가 지원 의혹 은수미 후보 두고 성남 지역 내 온도차

[헤럴드경제(성남)=채상우 기자]“민주당에 인물이 그렇게 없나. 민주당에 대해서도 실망감이 커요. 당 지지율만 믿고 그렇게 나오는 건지 이해가 안돼요.”

지난 10일 성남시 분당구 야탑역 인근에서 만난 김경화(56) 씨의 말이다. 분당에서만 20년째 거주 중이라는 그는 더불어민주당 은수미 성남시장 후보에 대해 묻자 이렇게 답했다.

성남시는 크게 분당과 수정ㆍ중권구 등 구성남 지역으로 나뉜다. 강남에 인접한 분당은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며, 1970년대 형성된 수정ㆍ중원구는 친민주당 성향을 띠고 있다. 하지만 은 후보에 대해서만큼은 두 지역 모두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다만 온도 차는 있다.

분당 시민들은 은 후보에 대한 반대 의견이 많았다. 이날 오전 도착한 야탑역 인근 빌딩에는 은 후보의 커다란 선거 홍보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이를 보는 시민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김준규(61) 씨는 플래카드를 손으로 가리키며 “이재명 시장 이후에 민주당에 대한 인식도 많이 바뀌었는데 은수미 후보가 나오고 나서 다시 돌아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회사원 정지섭(48) 씨는 “조폭 사업가와 연루된 의혹도 있고, 은 후보가 성남 출신도 아닌데 얼마나 성남 실정을 잘 파악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믿음이 안간다”고 평했다.

반면 구성남 지역 시민들은 민주당을 저버릴 수는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분당 시내와 택시로 불과 약 10분 거리인 중원구의 풍경은 지역의 성향 차이만큼이나 외관도 달랐다.

모란시장에서 만난 김정현(68) 씨는 “민주당은 잘하고 있는데, 은 후보가 물을 흐려 놨다”며 “그래도 대안은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재명 전 성남시장의 후광도 힘을 보탰다. 이용주(66) 씨는 “은 후보만 보고 뽑는 사람은 많지 않을 거다. 그래도 민주당을 밀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재명 시장이 경기도지사가 되면 둘이 힘을 합쳐서 구성남도 발전시킬 거라고 믿는다”고 기대했다.

은수미 후보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거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영숙(31) 씨는 “이번 사건만 봐야 하는 게 아니라 은수미 후보의 지난 행적을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렇게 보면 정말 믿지 못할 인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지난 14일 은수미 후보에 대한 전략공천을 마쳤다. 성남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민주당 국회의원 3명이 은수미 후보를 적극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범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번 의혹에 대해 “후보 지위를 상실케 할만한 정도가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고 당의 입장을 전했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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