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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무 회장 별세]구본무의 LG, 대기업 최초 지주사 전환 추진
뉴스종합| 2018-05-20 11:22
- 외환위기 때 빛난 구본무의 결단력
- 기업분활로 또 한번 귀감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앞으로는 이전보다 더 적극적인 책임경영으로 사업에만 매진해 주십시오.”

2003년 3월 LG가 지주회사체제로의 전환을 마무리한 후 구본무 회장이 CEO들과의 릴레이 미팅을 통해 당부한 말이다.
(사진)LG 그룹 계열사 현황[대신지배구조연구소]

LG는 국내 재벌그룹 최초로 지주사 전환을 추진했다. 그 배경에는 외환 위기와 구 회장의 빠른 결단력이 자리 잡고 있다.

1997년 말 외환위기가 발생하자 국내 기업들은 너나 할 것 없는 심각한 경영위기를 맞았다. 어려움의 종류는 비슷했지만 극복하는 방식이나 방향은 기업마다 달랐다.

구 회장은 당시 ‘지금까지 운영해 오던 그룹식 경영방식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겠다’는 원칙을 세우고 위기 극복 방안을 마련하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순환출자와 상호출자 등의 방식을 통해 5% 안팎의 지분으로 수많은 계열사를 소유·지배하던 한국 재벌의 취약한 지배구조가 외환위기 때 직격탄을 맞은 주된 이유라는 것이 구 회장의 지론이었다. 
2003년 지주회사체제로 전환을 마무리한 이후 같은해 열린 글로벌CEO 전략회의에 참석한 구본무 회장(오른쪽 첫번째)

이에 구 회장은 적은 자본으로도 소위 문어발식 확장을 할 수 있었던 순환 및 상호출자 구조의 고리를 끊고, 사업적으로 무관한 계열사에 자금지원 부담을 없애기 위해 ‘지주회사체제 전환’을 결정했다.

2003년 3월 지주회사체제 전환을 마무리한 LG는 지주회사와 자회사간 수직적 출자구조로 지배구조를 단순화해 자회사는 사업에 전념하고 지주회사는 사업포트폴리오 등을 관리하는 선진적 지배구조 시스템을 구축했다.

구 회장은 지주회사 체제 전환과 함께 LG, GS, LS, LIG 등과 기업분할도 이뤄냈다. 이후 LG는 철저한 장자승계 원칙하에 경영권 분쟁없이 가족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LG그룹 지배구조 요약 [자료: 미래에셋대우]

지분율도 형제간 고르게 분배했다. 현재 LG의 대주주 지분율은 구본무 회장 11.28%, 구본준 부회장 7.72%, 구광모 상무 6.24%, 구본식 희성그룹 부회장 4.48%,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3.45% 등이다.

최근에는 구본준 부회장의 몫으로 분류됐던 LG상사도 지주회사 내에 편입시키며 또 한번 모범을 보였다. LG상사는 2003년 지주사 전환 당시 LG패션을 분사시키는 과정에 있어 지주사에 들어오지 못했다. 결국 작년 11월 편입을 결정하면서 지주사 전환 14년만에 모든 계열사들이 지주사 체제에 들어오게 됐다.

LG 관계자는 “구 회장의 미래 경영환경에 대한 선견지명은 중장기적으로 LG가 공고한 지주회사 체제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경영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n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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