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안함(뉴스속보)
보안 구멍ㆍ지연 출발…체면 구긴 인천공항
뉴스종합| 2018-06-15 10:54
환승 연결 통로 문 고장…환승객 무단 출입
“즉시 경보 발생해 조치했다” 해명은 했지만
정시출발 순위, 글로벌 허브공항 50곳 중 34위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서비스 세계 1위’를 자랑하던 인천국제공항(이하 인천공항)이 잇단 사고로 체면을 구겼다. 보안을 위해 열리지 말아야 할 환승 연결 문이 임의로 열려 무단출입하는 승객이 나타났고, 전세계 141개 공항을 대상으로 한 공항평가에서 하위권인 81위를 기록한 조사도 발표돼 도마 위에 올랐다.

15일 인천공항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5시께 한 미국인 승객이 보안검색과 항공권 확인 절차 없이 항공기를 갈아탔다가 적발됐다.

이 승객은 미국 시애틀에서 출발한 아시아나 OZ271편을 타고 인천공항으로 왔다가 필리핀 마닐라행 아시아나항공 OZ703편으로 갈아타는 과정에서 임의로 항공 게이트를 열고 41번 탑승구로 무단 진입해 환승하는데 성공했다. 

인천국제공항 내부 [헤럴드경제DB]

환승객이 항공기를 갈아타려면 도착장에서 환승 검색을 받은 후, 출국장으로 이동해 옮겨 타는 항공사로부터 여권과 탑승권 확인 절차를 다시 통과해야 한다.

인천공항공사 측은 “미국인 환승객이 탑승구에 무단 진입하는 동시에 경보가 발생해 경비보안 요원이 즉시 출동했다”며 “해당 항공사 직원에게 항공기에 무단 탑승한 승객이 있다고 즉시 알렸다. 공항보안에 구멍이 난 게 아니라 공항보안 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외부인에 의해 열리지 말아야 할 항공기 연결 게이트가 고장 나 누구나 쉽게 드나들 수 있게 방치돼 있었던 건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에 발견된 미국인 승객처럼 누구나 쉽게 출입문을 드나들 수 있다면 최악의 경우 폭발물을 두고 사라진다든지 하는 테러 위험에도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항공사측은 사고 발생 이후 바로 출입문을 점검했고, 12일 공항 내 모든 보안 출입문에 대한 점검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공항공사측이 보안 관리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이번과 같은 사고는 2016년에도 발생했다. 2016년 1월 21일 환승 대기 중이던 중국인 2명이 심야에 문이 닫힌 보안검색장을 뚫고 밀입국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 그들은 면세 구역 안에 있는 무단 잠금장치를 해체하고 국내로 잠입했다가 붙잡혔다. 공항공사는 당시 사고 발생 후 40여시간 동안 사고 발생 사실 조차 몰라 공항 보안 시스템이 허술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2년여가 지난 후 또다시 비슷한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인천공항은 최근 미국 항공 배상소송 대리업체인 ‘에어헬프’가 전 세계 1800여개 공항 가운데 141곳을 대상으로 한 공항 평가에서 81위를 차지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국제공항협의회(ACI)로부터 2016년까지 ‘세계 공항서비스평가’에서 1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성적과 딴 판이다.

공항공사측은 “에어헬프는 항공기 지연운항에 주안점을 두고 평가를 해 전체 순위가 낮은 것”이라며 “정시운항성은 5.9점으로 낮은 점수를 기록했지만 공항서비스, 이용객만족도에서는 1위인 카타르공항보다 높은 점수 기록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정시성이 낮은 원인은 인천 출ㆍ도착 항공편이 지나가는 중국, 동남아 항로의 혼잡문제 등 공항 외부요인이 주 원인”이라며 “운항정시성은 기후, 지상소업, 항공사 프로세스 등과 관련이 있고 특정 공항에서 발생한 지연ㆍ결항이 연쇄적으로 파급되므로 이를 토대로 개별 공항의 운영능력을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시 출발률은 국제공항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 중 하나여서 무작정 외부 탓만 해서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의 항공통계 전문 사이트 플라이트스탯츠(flightstats)에 따르면 올 5월 기준 글로벌 허브공항 50곳 가운데 인천공항의 정시 출발률 순위는 34위로 중하위권이다. 가까운 일본 하네나공항과 나리타공항이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태국 수완나품 공항이 3위인 것과 비교된다.

인천공항은 “지연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효율적 대처방안을 수립할 것”이라며 “국토부, 항공사 등과 지속적 협업을 통해 항공기 연결, 항로혼잡 등 공항 외부요인에 의한 항공기 지연을 최소화 할 계획”이라고 했다.

/jumpcut@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