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근로시간 단축, 유통가 변화 ①] 개점 30분 늦춘 신세계百…백화점 ‘워라밸 시계’ 세팅 끝냈다
뉴스종합| 2018-06-25 09:30
신세계백화점이 다음달 2일부터 백화점 개점시간을 30분 늦추기로 해 시선을 끈다. 이번 결정을 위해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3월부터 서울 영등포점과 경기점, 광주점에서 ‘11시 개점’을 시범운영하며 영업시간 변경에 대한 고객ㆍ협력사원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왔다. 사진은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 전경.

-신세계百, 업계최초 개점시간 10시30분에서 11시로 변경
-현대百, 직원 퇴근시간 30분 당겨…롯데百, 근무환경 개선
-백화점 협력사원에 일과 삶의 균형 ‘워라밸’ 실현 기회 제공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정부의 근로시간 단축에 앞서 선제적으로 주 35시간 근무하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ㆍ일과 삶의 균형)’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유통가가 워라밸 확산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소비침체와 실적악화를 겪고 있는 백화점이 개점시간을 늦추고 근로자를 일찍 퇴근시키는 등 직원 외에 협력회사 직원도 일과 삶의 균형을 실현할 수 있도록 다양한 변화를 시도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다음달 2일부터 본점ㆍ강남점을 제외한 전 점포 개점시간을 오전 10시30분에서 11시로, 30분 늦추기로 했다. 지난 1979년 롯데백화점 본점이 등장한 이래 백화점 업계에서 39년간 관행처럼 이어져 온 ‘오전 10시30분 개장’ 공식이 처음으로 깨진 것이다.

이같은 백화점 개장시간 변경은 올해부터 주 35시간 근무 등 워라밸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온 신세계백화점이 협력회사 사원들에게도 워라밸 실현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백화점 본사가 입점한 협력업체 매장 출퇴근시간에는 직접 관여할 수 없지만, 개점시간을 늦춰 출근시간을 늦출 수 있는 여지를 만든 것이다.

다만 면세점이 있는 본점과 강남점은 글로벌 관광객의 쇼핑 편의를 위해 개점시간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김정식 신세계백화점 부사장은 “올해 주 35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신세계 직원들의 워라밸은 상당 부분 실현됐지만 백화점이 직접 관여할 수 없는 협력업체 사원의 근로시간은 숙제로 남아 있었다”며 “영업시간 단축이 협력업체 사원의 근로시간 단축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효과를 기대한다”고 했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고객의 쇼핑 편의 차원에서 개점시간 조정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다만 근로시간을 줄이는 워라밸 정책 확산에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이미 전 점포 직원의 퇴근시간을 30분 앞당겼다. 지난 4월 시범 운영에 이어 이달부터 조기퇴근 제도를 공식 운영하고 있다. 기존에는 오전 10시에 출근해 오후 8시에 퇴근하는 게 기본 근무 형태였지만 지금은 일부 당직자를 제외하고는 오후 7시30분에 모두 퇴근하고 있다. 오후 7시30분부터 백화점이 문을 닫는 8시까지는 팀장 1명과 층마다 1명 등 점포별로 직원 10명 안팎이 교대로 근무한다.

워라밸 정책 시행에 적극적인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1월부터 PC온ㆍ오프제를 시행 중이다. 오전 8시30분에 회사 컴퓨터가 켜지고 오후 6시30분이 되면 자동으로 꺼진다. 불필요한 야근을 없애고 업무효율을 높이자는 취지다. 더불어 남성육아휴직 의무 사용, 대디스쿨 운영 등 다양한 워라밸 제도를 도입해 직원들에게 장려 중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워라밸 제도 도입 초기에는 직원들이 어색해했지만, 이제는 근무시간 내 업무를 마감하다보니 집중도가 높아졌고 직원 만족도도 높아졌다”며 “육아휴직 개선과 연차 확대, 유연근무제 등 다양한 복지제도 개선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백화점에 많은 협력회사 직원들이 있는 만큼 이들의 휴게공간이나 건강식단 운영 등 근무환경 개선과 만족도 제고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워라밸과 다양한 근로환경 개선으로 직원과 협력회사 직원들이 일과 삶의 균형을 찾아갈수 있도록 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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