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최저임금 후폭풍 ④] 제품가격 인상ㆍ무인화 바람 어쨌든 거세진다
뉴스종합| 2018-07-16 10:01
최저임금 인상 후폭풍으로 제품 가격 인상과 무인화 바람이 거세질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 15일 충남 당진시 한 편의점에서 점주가 상품을 운반하고 있는 모습. 이 편의점주는 “내년 최저임금이 오르면 아르바이트를 없애야 할 것 같다”며 “알바 문의를 거절한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제품가격 인상 행렬,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
-무인화ㆍ자동화기 도입 잇따라…고용 감소 역효과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 10.9% 인상이 결정되면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 고시 직후부터 올 상반기까지 식음료ㆍ식품ㆍ외식업계가 잇따라 가격을 올렸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최저임금 인상 후 큰 혼란과 어려움을 겪었던 대형마트와 편의점ㆍ프랜차이즈업계 등은 제품가격 인상 더불어 무인화 시스템 도입 등 최저임금 인상 후폭풍에 대비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저임금 인상을 계기로 CJ제일제당과 롯데제과, 크라운해태, 코카콜라, 팔도, 동아오츠카 등은 작년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잇따라 제품가격을 4~14% 올렸다.

최근 ‘비락식혜’와 ‘비락수정과’ 캔 제품의 가격을 올린 팔도 관계자는 “원재료인 국산 맵쌀 가격이 20% 넘게 오르고 캔, 박스 가격도 오르는 등 원부재료와 인건비 상승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했다

서민들의 체감도가 큰 외식 물가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롯데리아와 KFC, 맥도날드, 버거킹 등 버거 브랜드들이 올해 제품 가격을 일제히 올렸으며, 피자업계도 제품 가격인상에 나섰다. 배달음식 1위인 치킨 업계도 배달료 유료화 등을 통해 사실상 가격인상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심각한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인건비 비중이 높아 최저임금 인상의 직격탄을 맞는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를 엄살로 치부해선 안된다”면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무인화나 자동화 시기를 앞당겨 오히려 고용을 크게 감소시킬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올해 최저임금이 전년대비 16.4%가 인상된 7650원에 결정되면서 유통업계가 무인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인건비 부담이 큰 대형마트, 편의점,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무인 시스템 도입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지난 1월 무인계산대를 시범 도입한 이마트는 6개월 만인 7월 현재 전국 이마트 144개점 가운데 27.8%에 해당하는 40개 점에서 무인계산대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4월 양평점을 오픈하며 무인계산대를 도입해 현재 서초점, 김포한강점, 칠성점, 마켓D 등 총 10개의 점포에서 87대의 무인계산대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올해 안으로 40여개 매장에 총 400여대의 무인계산대를 확대할 예정이다.

편의점 업계도 무인형 점포 개발에 한창이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현재 3곳인 고객 셀프 결제(무인형) 점포를 연내 10여곳까지 늘릴 계획이다. CU는 자체 셀프구매에서 결제까지 가능한 애플리케이션(앱) ‘CU바이셀프’를 기반으로 무인편의점을 구현하고 있다.

세븐일레븐도 무인점포 2곳을 운영 중이며 이마트24는 현재 무인편의점 6곳과 셀프형편의점 2곳을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24는 연내 신규 가맹점 70여곳에 셀프형 점포를 도입할 계획이다.

무인결제 매장은 패스트푸드점과 카페로도 확산되고 있다. 롯데리아와 맥도날드, 버거킹 등 주요 패스트푸드 업체들은 올 들어 무인주문기를 대거 도입해 현재 전국 매장의 50% 가량에 설치한 상태다.

인건비와 임대료, 생활물가까지 맞물리면서 향후 업체들의 무인화 작업은 더욱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부터 무인화 시장이 주목을 받고 있었지만 지속적인 최저임금 인상 정책으로 더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면서 “임대료 인상, 치솟는 생활물가 등으로 인건비가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업체들이 무인 시스템 도입을 확산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greg@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