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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잠잠해지자 소외감 심해지는 ‘나홀로 아파트’
부동산| 2018-07-17 09:54
대단지 후광 효과로 덩달아 가격 상승
시장 침체로 가격 차별화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부동산 시장 상승세가 꺾이면서 1~2개 동으로 이뤄진 나홀로 아파트들의 소외감이 심해지고 있다.

나홀로 아파트는 가구 수가 적고 구성 면적도 다양하지 않아 거래가 활발하지 않다. 또 주차장이나 커뮤니티시설 등도 부족해 대단지보다 가격 상승 동력이 떨어진다. 그럼에도 부동산 호황기에는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대단지의 후광 효과로 지역 전체의 동반 가격 상승을 덩달아 누릴 수 있었다. 가격은 싸지만 대단지의 풍부한 생활편의 시설을 공유할 수 있는 이점도 주목받았다. 하지만 시장 상황이 바뀌면서 장점보다 약점이 부각되고 있다.

서대문구 ‘경희궁자이’에 둘러싸인 A 아파트는 48가구로 이뤄진 나홀로 아파트인 까닭에 매매거래가 활발하지 않아 정확한 가격 비교는 어렵지만 인근 중개업소의 말을 종합하면 경희궁자이의 40%안팎에 불과하다. 경희궁자이가 강북 아파트 시세 상승을 주도하면서 A아파트 역시 지난 2~3년간 덩달아 가격 상승세에 합류했지만 최근엔 찾는 이가 많지 않아 오히려 가격이 낮아지고 있다고 한 중개업소 대표는 말했다. 이름에 경희궁을 넣고, 도색도 경희궁자이와 비슷하게 했지만 격차를 좁히긴 쉽지 않아 보인다.

또 다른 강북 대표 단지인 마포구의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인근에도 1개동 77가구로 이뤄진 B아파트가 있다. 모두 전용 85㎡로 이뤄진 이 아파트의 매매가격은 7억원 초반으로, 13억~14억원에 달하는 마래푸의 절반에 그친다. 비슷한 시기에 입주한 인근 공덕3차 래미안과 비교해도 60% 수준이다. ‘직주근접’을 내세우며 마포대로 인근의 단지들이 빠르게 몸값을 올리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5~10%포인트 가량 가격 차이가 벌어졌다는게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이 같은 나홀로 아파트의 소외는 강남이라고 다르지 않다. 특히 노후된 강남권 나홀로 단지들은 강남이라는 입지적 장점에 재건축이란 동일 상품군으로 묶이면서 부동산 호황기 덩달아 가격 상승을 경험했다. 이 때문에 인근 대단지 가격의 80%까지 치고 올라오기도 했다. 하지만 시장이 잠잠해지자 나홀로 단지들부터 시장의 외면을 받으면서 현재는 70%대로 가격 수준이 낮아졌다.

송파구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나홀로 아파트는 출퇴근을 이유로 실수요 차원에서 문의하는 사람들이 간간이 있을 뿐”이라며 “커뮤니티 시설을 중시하는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나홀로 아파트와 대단지 간 가격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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