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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인천 신포동 ‘눈꽃마을’ 골목 상권 살리기 취지 무색
뉴스종합| 2018-08-14 15:26
[사진설명 = 인천시 중구 신포동 ‘눈꽃마을’ 내 음식동에 위치한 푸드 트레일러 모습. 지난 주말 오후 8시30분께 절반 이상이 음식 재료 소진으로 가게 문을 닫아 이 곳을 찾은 시민들이 발길을 되돌려 돌아가고 있다]
- 먹거리 상당수 음식 재료 소진 가게 문 닫아 ‘반짝 현상’ 우려
- 눈꽃마을 중심으로 골목 전체 상권 살려야 활성화 기대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몇번 와 봤는데 올 때마다 음식 재료가 소진돼 문을 닫거나, 주문을 받지 않더라구요. 골목 상권 활성화를 위해 먹거리 방송을 통해 홍보는 다 해놓고, 막상 와 보니 황당한거죠.”<인천시 연수구 동춘동 이모(51) 씨>

“방송을 보고 지난 주말 저녁 8시30분쯤에 왔는데, 가게 절반이 문을 닫았어요. 재료가 없데요. 한창인 이 시간에 벌써 절반 이상이 문을 닫아 허탈한거죠. 무늬만 ‘눈꽃마을’이지, 먹거리 실속은 없다고 생각이 드네요. 방송으로 인한 ‘반짝 현상’이 우려되네요.”<고양 일산 최모(49) 씨>

“죽어가는 골목 상권을 살리자는 취지에서 ‘눈꽃마을’이라는 컨셉으로 꾸민 의도는 좋은데, 규모가 작아 아쉽네요. 먹방을 통해 눈꽃마을 앞 음식동 푸드 트레일러 8곳만 홍보가 되고 있지만, 방송이 끝나면 일시적인 현상으로 그칠까 봐 걱정됩니다. 차라리 이 일대 골목 전체를 컨셉으로 꾸며 기존 식당 등 이미 오래전부터 영업하고 있는 다양한 상점들도 함께 했으면 더 효과를 보았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흉내만 낸 것 같아 아쉽네요.”<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송모(47) 씨>

지난 주말 인천시 중구 신포국제시장 뒤 골목 상권 일원에 조성된 ‘눈꽃마을’을 찾은 시민들의 말이다.

‘이구동성’ 실망이 크다고 말한다. 한 방송을 통해 먹거리 홍보는 마음껏 해 놓고 막상 와보니 먹을 것이 없어 모처럼 즐겁게 찾은 발걸음을 무겁게 되돌려야 하는 상황이 되버려 실망스러웠다는 반응들이다.

큰 관심을 갖고 왔는데 낮에도 저녁에도 푸드 트레일러 음식동 8곳 중 절반 정도가 음식 재료가 소진돼 문을 닫았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물론 방송을 통해 널리 알려져 음식을 찾는 고객들이 갑자기 많아지는 바람에 감당하기에 어려운 사정은 있겠지만, 당초 취지는 골목 상권을 살리자는 의미에서 눈꽃마을을 만들고 여기에 청년몰 사업을 접목했다. 하지만, 몰려드는 관광객 및 시민들을 감당하기에 역부족이었다.

이처럼 야심차게 준비한 ‘눈꽃마을’이 ‘반짝 상권’으로 전락될까,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23일 문을 연 눈꽃마을은 중소벤처기업부와 인천시 중구청이 15억원을 들여 빈 점포 등을 매입해 조성한 청년상인들의 쇼핑몰이다.

중구청은 사계절 내내 눈이 쌓인 독특한 경관에 중점을 두면서 ‘먹거리’ 청년몰과 연계해 조성했다.

청년 상인들이 젊은 트렌트에 맞는 다양한 맛과 문화 콘텐츠를 아이템화해 창업의 꿈을 이루는 젊음과 성공에 대한 의지도 담겨져 있다.

지난해 다양한 각종 상품을 팔다가 영업이 안돼 실패한 ‘신포 도소매상점거리’에 푸드 트레일러를 설치하고 각 청년상인 개성을 담아 특색있는 거리로 꾸몄다. 주차장 공간은 부스를 재활용한 고객쉼터와 광장, 무대를 조성해 청년몰을 찾은 고객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연출했다.

그러나 문을 연지 3주째를 전후해 사계절 내내 눈이 쌓인 독특한 경관인 볼거리는 호응적이었지만, 먹거리는 역반응이었다.

유명 요리전문가가 출연하는 한 방송사의 먹거리 방송을 통해 푸드 트레일러에서 운영하는 청년 상인들의 음식 맛을 살려내는 프로그램이 방영되면서 눈꽃마을이 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폭발적인 반응으로 갑자기 몰려드는 고객들로 인해 푸드 트레일러 청년 상인들은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시간이 지날 수 록 고객 주문을 감당하기가 어려워서인지는 모르지만, 음식 재료가 소진됐다고 문을 닫는 상가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인천 연수구에 사는 시민 이모(54) 씨는 “인천 신포동에 ‘눈꽃마을’이 방송에 나와 모처럼 지인들을 모시고 왔는데 볼거리는 좋았지만, 먹거리는 문을 닫은 가게들이 절반 이상이 넘어 지인들에게 민망했다”며 “사람들은 많은데 재료가 없다고 상가들이 문을 닫았다는 것은 이해하기가 어렵다”면서 “골목 상권 살리는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옥의 티’”라고 말했다.

경기도 시흥시에서 왔다는 박모(43) 씨는 “방송을 통해 알게 돼 모처럼 시간을 내서 음식을 맛보러 왔는데 재료가 없다고 해 실망했다”며 “이런 곳은 24시간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야식을 먹을 정도의 밤 분위기를 살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인근의 한 상인은 “좀 아쉽다. 차라리 눈꽃마을을 이 일대 골목 전체로 확대해 조성했으면 시너지 효과가 더 좋았을 것”이라며 “은행 등 상당수 건물들에 가려서 분위기가 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천시 중구청 관계자는 “이같은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방안을 모색중”이라며 “또한 눈꽃마을의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많은 의견을 들으며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gilber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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