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르포] “밥도둑 스팸 나갑니다”…추석 앞둔 스팸 선물세트 조립현장 가다
뉴스종합| 2018-09-10 09:26
CJ제일제당 충북 진천의 스팸 선물세트 조립현장. 근로자들이 스팸 8호를 조립하고 있다.

-CJ제일제당 진천공장, 100여명 직원 세트조립에 구슬땀
-올해 추석 65종ㆍ370만 세트 목표…설보다 물량 10%↑
-실속ㆍ합리적 소비 트렌드, 프리미엄 캔햄 이미지로 인기

[헤럴드경제(충북 진천)=김지윤 기자] #. ‘밥도둑’ 스팸이 줄지어 나온다. 로봇팔이 스팸을 척척 들어 올린다. 마치 손으로 집어 옮기듯, 스팸을 선물세트 홈에 속속 넣는다. 생경하고 흥미로운 광경이 시선을 붙든다. 

작업자들은 로봇팔이 넣은 스팸을 숙련된 손놀림으로 일일이 정렬한다. 200g스팸 9개가 가지런히 담기면 최고 인기 모델 ‘스팸8호’가 모습을 갖춘다. 이물질을 확인하기 위한 비전검사와 중량검사를 거쳐 뚜껑을 덮고 쇼핑백까지 넣으면 스팸 선물세트가 완성이다.

이곳은 충청북도 진천 CJ제일제당 스팸 선물세트 조립 현장이다. 최근 기자가 직접 찾은 이곳은 100여명의 직원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선물세트를 생산하고 있었다. 올 추석은 역대급으로 늘어난 수요를 맞추느라 모두들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지난 설보다 생산량을 늘려 출고하고 있어요. 현재 연중 가장 바쁜 시기죠. 보통 명절 4~5개월 전부터 선물세트 생산을 준비하는데, 올해는 추석 시즌을 위해 지난 3월부터 선물세트 기획해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습니다.”

현장을 책임지는 이용호 CJ제일제당 진천공장 생산지원파트 과장은 이렇게 말했다. 이 과장은 “생산량을 맞추기 위해 고단한 날들을 보내지만, 길에서 스팸 선물세트를 들고 가는 분들을 보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며 흐뭇한 웃음을 지었다.

진천 조립공장의 올 추석 생산 목표는 총 65종, 개수로는 약 370만 세트다. 올해 CJ제일제당이 준비하고 있는 전체 추석 선물세트 물량인 950만 세트의 약 38% 비중이 이곳에서 조립된다. 현재 목표량의 92%가 생산완료된 상황이다. 

로봇팔이 스팸을 선물세트 홈에 넣는 모습. 올초부터 현장에서는 로봇팔을 도입해 생산효율성을 높였다.
스팸 선물세트는 해를 거듭할수록 수요가 늘고 있다. 체면보다 실속을 차리는 선물 트렌드에 프리미엄 캔햄으로 자리잡은 스팸 마니아가 늘면서 매출도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2015년 추석 820억원을 기록한 스팸 선물세트 매출은 이듬해 1000억원을 돌파했고 지난해는 117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총 262종 950만 세트를 준비했다. 이는 올해 설보다 물량을 10% 이상 늘린 규모다. 올해 초부터 로봇팔이 도입된 것도 늘어난 물량을 감당하기 위해서다. 과거 수작업으로 일일이 스팸을 선물세트에 넣었던 것과 비교하면 혁신적인 변화다.

스팸 선물세트는 1인가구 확산세와도 인기를 함께한다. 기존 캔햄에 비해서는 다소 비싼 가격대지만, 특유의 감칠맛으로 자취생들에게 최고의 집들이 선물로 통하기도 한다.

완성된 선물세트가 보관되는 물류창고를 찾았다. 조립공장 바로 옆에 자리잡은 물류창고는 2500평(8265㎡) 규모로 3층 높이의 층고를 자랑했다. 구획별로 전국 각지로 출고되는 선물세트가 탑처럼 쌓여져 있었고 지게차들은 물류창고와 탑차를 오가며 쉴새없이 스팸 선물세트를 옮겼다.

이 과장은 “물량이 계속 늘어나서 올해 물류창고를 확장했다”며 “스팸 선물세트는 중저가 2만원대부터 프리미엄급 7만원대까지 다양하게 출시되며 유통채널별로 디자인과 구성을 달리한 제품들이 준비돼있다”고 설명했다.

진천 현장에서는 일평균 4만 5000세트에 달하는 물량을 차질 없이 생산하기 위해 생산 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추석 비상 체제를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직원들 모두가 생산라인이 멈추는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을 풀지 않고 최선을 다해 스팸 선물세트로 풍성한 한가위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summ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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