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일자리 재난 장기화] 30ㆍ40대-제조ㆍ도소매업…고용시장 중심축 무너지고 있다
뉴스종합| 2018-09-12 10:22
[사진=헤럴드DB]
[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고용시장을 사실상 떠받치고 있는 주요 산업, 연령대의 고용 감소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특히 이들 부문의 고용침체는 단순한 고용부진에 그치지 않고 생산, 수출, 내수 등 국가경제 전반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어 고강도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동향은 고용부진이 쉽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쉽게 하게 한다. 8월 취업자 수가 3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저조한 취업자 증가도 문제지만 더 우려되는 것은 대표적인 고용시장 주력업종인 제조업, 건설업, 도소매업의 고용 감소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고용시장 침체의 장기화가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제조업의 경우 지난달 취업자수는 443만9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10만5000명(-2.3%) 감소했다. 지난 6월 440만명 선으로 내려앉은 이후 석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이른바 ‘질 좋은 일자리’가 많은 제조업의 부진은 고용의 질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도ㆍ소매업은 같은 기간 12만3000명(-3.2%) 감소했고, 건설업도 3만2000명(-1.7%) 줄었다. 사업시설관리ㆍ지원 및 임대서비스업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아파트 경비원 등 감소가 이어지며 11만7000명(-8.4%)이나 큰 폭으로 감소했다.

고용부진의 심각성은 이게 전부가 아니다. 정부가 만들어내는 공공ㆍ행정부문의 고용 증가를 빼면 사실상 취업자 수가 마이너스로 돌아설 우려가 크다는 점에서다. 지난달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의 취업자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만4000명, 7.4%나 증가했고, 공공행정ㆍ국방 및 사회보장행정 부문의 취업자 수도 2만9000명, 2.6% 늘었다. 정부의 복지확대와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에 따른 여파가 크다는 분석이다. 달리 말하면 현재 고용시장이 일자리 창출의 주체가 되는 기업이 아닌 정부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고용침체의 심각성은 직종 뿐 아니라 연령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한창 경제활동을 해야하는 30ㆍ40대의 고용은 줄어드는 반면, 50대 이상 고령 취업자의 수는 증가하는 추세다. 시장을 떠받치는 핵심 세대가 고용난에 처하면서 우리 경제의 중추가 부실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달 30대 취업자수는 552만7000명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7만8000명 줄었다. 40대 취업자 역시 663만1000명으로 15만8000명이나 급감했다. 이에 반해 같은 기간 50대 취업자는 5000명 증가했고,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27만4000명이나 크게 증가하며 고용시장의 고령화 양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고용시장 상황과 관련해 한 고용분야 전문가는 “고용 침체도 문제지만, 더 심각한 것은 주요 고용시장의 중심축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일자리 창출 정책을 추진하는 정부는 이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igiza77@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