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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펀드 몰렸던 개미들 ‘탈출 행렬’
뉴스종합| 2018-09-20 11:40
그래픽=이은경/pony713@heraldcorp.com
수익률 부진에 투자금 물타기
中증시 깜짝반등 회수 기회로
美 추가관세 강행에 엑소더스


미국이 2000억달러(약 224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부과를 최근 결정한 가운데, 수익률 부진에도 투자금을 늘려가던 개인투자자들의 본격적인 이탈이 시작됐다. 기존 예고보다 낮게 설정된 관세율을 놓고 “미국이 협상 의지를 나타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중국 증시는 1% 넘게 상승세를 탔으나, 개인투자자들은 이를 ‘탈출의 기회’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전문가들도 보복관세의 여력을 소진한 중국이 대미수출 규제에 나서는 등 무역분쟁이 예상치 않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을 언급하며 경계감을 높일 것을 조언하고 있다.

20일 코스콤에 따르면 2000억달러 규모 중국 제품에 대한 미국의 추가 관세부과가 결정된 이후 전날까지 이틀동안 동안 상해종합지수는 약 3.0% 급등했다. 같은 기간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ㆍH지수) 역시 2.7%가량 상승했다. 중국이 600억달러 규모 보복관세로 맞대응하는 등 무역분쟁 긴장감이 고조됐음에도 중국 증시가 반등한 것은 미국이 부과하겠다고 밝힌 관세율이 기존에 예고된 25%보다 낮은 10%로 결정된 영향이 컸다. 스마트워치나 블루투스 장비 등이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미국 정부가 정보기술(IT) 업계의 요청을 수용했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우려를 낮췄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은 중국 증시의 깜짝 반등에도 서둘러 자금을 회수하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전날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차이나 CSI300 레버리지(합성)’ 상장지수펀드(ETF)를 2427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이 ETF는 중국 증시에 투자하는 ETF 중 순자산가치가 가장 커 중국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심리를 엿볼 수 있는 대표적 종목이다. 전날 기록된 개인투자자들의 순매도 규모는 지난 5월 초 이후 최대치였다. 또 다른 레버리지 ETF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중국본토레버리지CSI300’에서도 495억원 규모의 개인투자자 자금이 회수됐다.

최근 중국 증시 부진에도 개인투자자들의 ‘저가매수’가 이어져 왔다는 점에서 전날의 자금 이탈은 눈에 띈다. 순자산가치 상위 5개 중국 ETF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매매동향을 살펴보면, 3분기 이후 누적 순매수 규모는 약 6조원에 달한다. 특히 대중 관세부과를 앞두고 불안감이 커지던 9월 이후로도 1조4000억원 규모의 개인 자금이 유입됐다. 그러나 이렇게 투자된 자금은 중국증시의 단기 반등에 지체없이 회수됐다.

증권업계마저도 중국 증시에 대한 투자에 경고를 울리고 있어 투자심리는 당분간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향후 대응 강도, 각종 결제지표의 발표 결과가 증시 하락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며 “미중 무역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보복관세의 여력을 소진한 중국은 대미 수출을 규제하는 등 미국 제조업계에 직접 타격을 입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이러한 중국의 보복이 현실화할 경우 미ㆍ중 무역분쟁은 핵심 쟁점인 IT 및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격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준선 기자/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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