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지
더 웅장하게 신비롭게… ‘심바’가 돌아온다
라이프| 2018-10-26 11:38
Nala and Simba, THE LION KING, Photo by Joan Marcus ⓒDisney
12년만에 컴백 뮤지컬 ‘라이온 킹’
1997년 초연이후 20개국 9500만명 관람
2006년 일본 라이선스 버전 흥행실패
오리지널 버전 인터내셔널 투어 방한
11월 9일 대구 계명아트센터서 첫 무대


12년만의 성공일까 아니면 ‘30대 여성 타깃ㆍ스타 캐스팅’ 흥행 공식을 넘지 못한 또 한 번의 실패로 기록될까. 뮤지컬 ‘라이온 킹’에 대한 기대가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 2006년 일본 극단 ‘시키’ 라이선스 공연으로 선보였지만 기대에 못미치는 흥행성적을 기록한 바 있다.

이번 공연은 인터내셔널 투어의 일환으로,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버전과 똑같다는 점이 차이다. 1997년 11월 초연이후 20년 넘게 20개국에서 9500만명을 끌어모은 ‘라이온 킹’의 3대 관람포인트를 미리 짚어봤다.

▶정글이 눈앞에 ‘스펙타클’=뮤지컬 ‘라이온 킹’은 첫 장면부터 관객을 압도한다. 주술사 원숭이 라피키가 훗날 왕이 될 아기 사자 심바의 탄생을 알리며 ‘서클 오브 라이프(Circle of Life)’를 부르면 붉은 태양이 대지위로 떠오른다. 기린이 무대위를 유유히 거닐고, 가젤이 뛰어다닌다. 객석 통로에서 수많은 동물들이 삼바 탄생 축하의 메시지를 전하며 무대로 걸어나온다. 형형색색의 조류와 얼룩말, 사슴, 코뿔소, 코끼리 등이 모여들어 아프리카의 대자연이 무대앞에 펼쳐지는데, 퍼펫을 동원한 섬세한 표현력이 압권이다.

똑같이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의 상상력과 사바나 정글을 완성하는 것이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다. 이 때문에 “시각 예술의 극치”, “엔터테인먼트와 예술의 조화” 등의 평이 따라 다닌다.

Mufasa, THE LION KING, Photo by Deen van Meer ⓒDisney
▶정글의 이야기 아닌 ‘인간의 이야기’
=무대가 스펙타클로 관객을 흡입한다면, 이를 끌고가는 건 스토리다. 뮤지컬 ‘라이온 킹’은원작인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을 충실히 따른다. 아기 사자가 무리를 이끄는 리더가 되기까지 ‘심바’의 성장 스토리를 기본으로 사회와 인간상을 고스란히 담았다. 심바가 자신이 누구인지를 깨닫고 왕의 자리로 돌아가는 과정은 우리가 누구이며 어디로 가고있는지를 바라보게 한다. 또한 리더의 자질, 사회적 권력관계, 인간관계 사이의 감정과 사랑, 우정에 이르기까지 다루는 범위가 폭넓다.

결국 정글을 빌려 ‘인간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펠리페 감바 월트디즈니 컴퍼니 시어트리컬 그룹 국제 협력부 디렉터는 “동물이나 무대를 구현하는 과정을 굳이 숨기지 않는다”며 “‘라이온 킹’은 결국 동물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 이야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생명의 순환’이란 철학적 관점이 전체 극을 관통하며, 상징적이고 시적인 표현이 많은 것도 작품의 주요 포인트다. 

Circle of Life, THE LION KING, Photo by Joan Marcus ⓒDisney
▶작품을 풍요롭게 ‘음악’
=스토리를 받쳐주면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건 음악이다. 아카데미와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음악상과 주제가상을 받은 애니메이션 원곡이 뮤지컬 무대에 맞게 편곡됐다. 팝의 전설 엘튼 존과 작사가 팀 라이스 콤비,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 음악가 레보 엠, 영화음악의 대부 한스 짐머가 애니메이션에 이어 뮤지컬 작업에 그대로 참여했다. 원곡 5곡에 이어 추가로 3곡이 더 만들어지고, 전체적인 흐름을 레보 엠이 잡았다.

레보 엠은 코라와 전통 피리 등 아프리카 토속 악기를 사용한 흥겨운 음악과 코러스로 웅장함과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애니메이션의 음악도 훌륭하다. 하지만 뮤지컬 음악은 그 이상이다”라는 제작자 토마스 슈마허의 설명에서도 알 수 있듯 ‘라이온 킹’은 1998년 그래미 어워즈에서 ‘최우수 뮤지컬 앨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뮤지컬 ‘라이온 킹’은 오는 11월 9일부터 12월 25일까지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한국관객과 처음으로 인사한다. 이어 내년 1월 10일부터 3월 28일까지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부산에서는 4월 이후 공연을 이어간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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