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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읽는신간
라이프| 2018-10-26 11:32
트렌드코리아 2019 (김난도 외 지음, 미래의창)=‘트렌드 교과서’로 통하는 ‘트렌드코리아 2019’가 제시하는 내년 황금돼지해의 큰 흐름은 1인마켓의 가속화다. 시장이 원자화·세분화하면서 개인과 기업 모두 정체성과 자기컨셉을 찾는 게 화두가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컨셉을 연출하는 컨셉력이 중요한 능력으로 부상한다. 재미있거나 희귀하거나 공감할 수 있는, ‘갬성’이 터지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컨셉이 될 수 있다. 한마디로 ‘기승전-컨셉’이다. 이제 마케팅은 컨셉팅으로 바꿔야 한다는 조언이다. 소비 트렌드 중 또 다른 굵직한 흐름은 밀레니얼 세대가 만들어가는 신가족풍속도랄 ‘밀레니얼 가족’의 등장이다. 밥 잘 해주는 엄마 대신 밥 잘 사주는 예쁜 엄마, 집안일 보다 자신을 가꾸는데 투자하는 라이프스타일이다. 또 타인의 시선을 무시하고 자기만의 세상을 사는 ‘나나랜드’, 과거를 새롭게 해석하는 ‘뉴트로’, 공간의 무한변신인 ‘카멜레온’, 갑질 근절과 환경보호가 생활의 필수인 ‘매너소비’와 ‘필환경’ 등이 내년에 소비를 주도할 주요 키워드로 꼽혔다. 이와 함께 일과 삶의 균형점을 찾는 ‘워라밸’에 이어 근로자와 소비자 매너와의 균형점을 도모하는 ‘워커밸’이 이슈화될 것으로 김 교수는 전망했다.

당신을 위해서라면 죽어도 좋아(F.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하창수 옮김,현대문학)=‘재즈 시대의 기수’ 피츠 제럴드의 미발표 단편 18편을 수록했다. 단편소설은 피츠제럴드에게 중요한 생계수단이었고, 그는 잡지사들이 원하는 걸 써 주면서도 높은 고료를 받았다. 잡지사들은 피츠제럴드가 가장 잘하는 것, 즉 가난한 청년들이 부유한 아가씨의 사랑을 얻어내고, 파티와 아름답고 재기발랄한 신여성이 나오는 이야기를 요구했지만 피츠제럴드는 종종 이런 하청작업에 신물을 내고 진지함으로 회귀하고자 했다. 이 책에 실린 대부분의 단편들은 미국 등 전세계가 대공황에 휩싸였던 시기를 배경으로 삼고 있다. 20년의 작가경력의 후반기에 해당하는 작품들로, 화려한 시대가 저물고 아내 젤다의 병으로 생활이 암울해진 시기였다. 표제작인 ’당신을 위해서라면 죽어도 좋아요’는 노스캐롤라이나 산지에서 보낸 그의 슬픈 나날들을 담고 있는데 자살을 시도했던그의 이야기가 녹아있다. ‘악몽’‘어떻게 해야 하나요’‘침묵의 땅에 몰아친 폭풍’ 은 아내와 자신에게 들이닥친 질병을 자세하게 묘사해 놓았다. 피츠제럴드의 삶을 엿볼 수 있는 40여점의 사진과 각 단편마다 편저자 앤 마거릿 대니얼의 해설이 실려있다.

▶헌법재판소:아주까리 수첩 3001(최은진 외 지음,수류산방)=지난 2집 ‘풍각쟁이 은진’에서 일제강점기 만요 13곡을 옛 정서에 맞게 되살려낸 최은진이이번 3집에선 전자음악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등 근대가요를 실험적으로 재해석했다. ‘헌법재판소’는 음반이자 288쪽짜리 책이다. 수록곡은 리메이크 7곡과 신곡 3곡 등 모두 10곡이다. 신스 사운드로 작곡한 오프닝 ‘은진철도 고고고’를 비롯, 일렉트로닉 라운지로 재탄생한 옥두옥의 ‘청춘블루스’, 1939년 김능자가 부른 ‘그리운 그대’, 이난영이 흘러간 십년을 더듬으며 부른 ‘고향’, 남인수의 마지막 히트곡으로 꼽히는 ‘무너진 사랑탑’ 등을 담았다. 리메이크한 곡의 경우, 원곡의 정보와 근대음악 연구자 이준희의 해설을 곁들였다. 월북 음악인들의 작품 훼손 문제를 다룬 비평, 원곡이 처음 발표된 때의 문화를 짐작케 하는 수필, 상상력을 불러 일으키는 철학적 소고도 담았다. 여기에는 월북 작사가 조명암이 가사를 쓰고 1942년 명가수 백년설이 오케레코드에서 취입한 역사적인 노래도 있다. 타이틀 ‘헌법재판소’는 최은진의 문화공간 아리랑이 헌법재판소 담벼락에 붙어있는 데서 따왔다. 혼자 술 한잔 마시러 들어오는 이들을 위로하고 위로받았던 시공간을 녹여낸 앨범이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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