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영화
마동석, ‘마동석화된 캐릭터’에 대한 생각
엔터테인먼트| 2018-11-22 08:12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 배우 마동석(47)이 주연을 맡은 영화 ‘성난 황소’(감독 김민호)가 22일 개봉됐다. 벌써 올해 다섯번째 주연을 맡은 영화다.

‘챔피언’ ’신과함께2’ ‘원더풀 고스트’ ‘동네사람들’ ‘성난 황소’까지 그야말로 쉴 틈이 없다. 한 해에 무려 5개의 상업영화 주연을 맡는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통상 1년에 3편 정도 찍는데, 그게 많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매년 한편씩은 개봉을 못한다. 모두 띄엄띄엄 찍었지만 그것들이 쌓이면서 한꺼번에 몰려 올해는 5편이 된 거다. 저로서도 배급시기가 안타깝다. 다행히 ‘범죄도시’ 이후 섭외 요청이 많아졌지만 액션만 들어온다.”

‘성난 황소’는 거친 과거를 벗어나 수산시장에서 건어물 유통을 하며 건실하게 살던 동철(마동석 분)이 아내인 지수(송지효 분)가 납치되자 찾아나서는 영화다. 마동석표 액션들로 가득하다.
마동석은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액션들을 선보이며 존재감을 키워나갔다. 한 방으로 모든 것을 정리하는 맨주먹 액션은 마치 게임에서 볼 수 있는 쾌감을 준다. ‘마동석이 장르다’라고 할만큼 어느덧 존재감도 커졌다.

“마동석이 장르라는 말은 고맙기는 한데 과찬이다. 영화를 하다보면 에너지가 빠져나가기도 하는데 액션을 하면 에너지가 채워진다. 원 펀치로 사람을 제압하는 건 판타지로 보이지만 사실 운동하는 사람에게는 당연한 거다. 나는 중학교때부터 복싱을 했고, 무술도 많이 했다.”

하지만 ‘마동석화된 캐릭터’라며 이미지 소모가 많다는 반응들도 있다. 그는 “영화가 부진하면 이미지 소모라는 말들이 나온다”면서 “특정한 이미지로 나를 보여주고 싶지는 않다.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자신이 만드는 사람이 있을까? 내가 하는 작품을 충실히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나는 기초가 많이 부족하다. 현장에서 부딪히며 성장했다. 누구는 ‘스카 페이스’의 알 파치노를 보고 시작했다고 하지만, 나는 ‘록키’의 실베스타 스탤론을 보고 연기를 시작했다. 우리나라 배우로는 액션영화를 500여편 찍은 장동휘 대선배님을 사나이의 표본으로 생각하고 좋아한다. 그런데 실베스타 스텔론이 ‘람보’에서 머리를 기르고 나와도 ‘록키’때와 똑같았다.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극복하는 게 나의 숙제이기도 하다. 마동석화된 캐릭터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액션과 캐릭터를 어디에, 어떻게 담느냐가 중요하다.”

마동석은 액션 연기자로 고민이 많은 듯 했다. 한가지 스타일의 액션에 집중되다보니 생긴 고민인 듯했다.

“뷔페 음식을 먹듯 모든 걸 다 잘하는 배우도 많지만 나는 10년전 사고로 척추를 다쳐 수술을 3번이나 했다. 어깨와 척추에 나사를 박아 발로 뛰는 액션은 어렵다. 처음 연기 할때 덩치가 커다고 해 30㎏을 뺐는데, 의사가 살을 빼면 몸이 망가져 나이가 들면 못걸을 수도 있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100kg 정도로 체중을 유지한다. 그러면 배역에 한계가 있기도 하다. 악역에 도전하는 것도 한 방법인데, 악역은 액션이 별로 없다.”

덩치가 큰 마동석은 이번 영화에서도 악인을 번쩍 들어 천장을 뚫고, 납치법을 내동댕이치는 등 강한 액션을 선보이지만, 아내인 지수에게만은 고분고분하고 착한 남편이다. 그런 모습때문에 붙여진 별명이 ‘마요미’다. 마동석을 인터뷰할때 느낀 점도 ‘덩치는 크지만 순둥이’라는 점인데, 이 이미지가 영화가 썩 잘 어울린다.

“납치된 아내를 찾아야 하는데, 정의의 주먹이 아니라 로맨틱의 주먹이다. 감독님도 그 어떤 주먹에도 흔들리지 않는 순정을 보여주라고 하셨다. 대사가 별로 없고 욕을 안하고 나오는 것도 나에게는 새로운 도전이다. 다행히 김성오가 얄밉게 악역을 해주고 김민재와 박지환이 코미디를 담당해줘 영화가 살아났다.”

마동석은 겸손했다. 칭찬해주면 고맙다고 했다. 아마도 회사원을 해도 성실하게 일을 잘할 것 같았다.

“나는 뭘 이뤘다고 생각 안한다. 만약 뭔가 됐다면 작품을 많이 안했을 것이다. 나는 주연을 한 지도 4년밖에 안됐다. 그전 작품은 모두 조연이다.”

고생을 많이 한 사람답게 내적으로도 성숙한 느낌이다. 혼자 영화를 맨땅에 헤딩하듯이 공부했고, 1년에 백만원 벌면 많이 벌때도 많았단다.

“좋은 직장을 그만두고 영화계로 왔지만 막막했다.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다. 정보가 있어야 오디션도 볼 수 있다. 지금은 매니지먼트 회사가 있어 나아졌지만, 혼자 연기하는 후배들이 어떤 영화가 있는지 나에게 물어본다. 그런 친구들에게 보탬이 되고 싶다.”

마동석은 감독, 작가들과 함께 창작집단 ‘팀 고릴라’를 이끌고 있다. 기획과 제작까지 나서고 있다. 그는 “회사 개념이라기보다는 프로젝트 그룹이다. 각자 회사들도 있다. 따로 일하다가 프로젝트별로 참가한다. 마라톤을 뛰는데, 전체의 그림을 그리고 공부도 해야한다. 그래서 ‘팀 고릴라’를 만들었다”고 했다.

마동석은 여전히 액션을 사랑한다. 아시아의 드웨인 존슨이라 할만하다. “액션은 나의 취향이다. 하나의 이유가 아니라 복합적이다. 통쾌함도 있고, 단순함도 있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봤다는 사람들의 반응이 나에게는 가장 좋은 거다.”

wp@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