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사람 진압 기능 장착 경비로봇…‘로보캅’ 어디까지 허용될까?
뉴스종합| 2018-11-25 08:01
미국 나이트스코프의 경비로봇 K5. 실제 거리에 배치돼 순찰, 감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헤럴드경제 =김상수 기자]경비ㆍ보안을 담당하는 경비로봇이 진화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은 로봇이 ‘이상행동’을 스스로 판단, 처리하도록 한다. 단순관찰 업무에서 벗어나 자율주행으로 직접 현장 곳곳을 누빈다. 8만 볼트에 달하는 전기 충격까지 갖췄다. 경비로봇이 범인을 발견, 진압하는 게 더는 영화 속 장면만은 아니다. 로봇의 인간 진압 허용 여부나 기존 경비인력의 일자리 문제 등 고차원적인 난제도 현실로 다가왔다. 

미국 무인 경비드론 ‘큐피드’. 8만볼트의 전기충격 기능이 탑재돼 있다.

▶진압 기능까지 장착하는 경비로봇 = 미국의 카오틱문스튜디오가 개발한 무인경비 드론 ‘큐피드’는 우범지대나 위험지역을 비행해 카메라로 경비 업무를 수행하는 드론 로봇이다. 이 드론은 8만 볼트의 고압전류가 흐르는 전기 충격 장치를 내장하고 있다. 비상시엔 범인을 기절시키는 역할이 가능하다.

미국 실리콘밸리 거리를 오가는 경비용 로봇 K5는 미국 스타트업 나이트스코프가 개발한 로봇이다. 2012년 총기사고 이후 미국 내에서 경비로봇 필요성이 거론되면서 개발, 실전 배치됐다. 차량이 지나치게 오래 주차돼 있거나 의심 행동 등을 포착하면 관제센터로 이를 알려준다. 적외선 카메라 등으로 야간에도 활동할 수 있다. 향후엔 테이저건을 탑재할 계획까지 세웠다. 관찰ㆍ경비 업무에서 나아가 진압 업무까지 수행하는 셈이다. 이미 대중화에 성공, K5는 24시간 배치를 기본으로 시간 당 6.25달러(7056원)에 리스할 수 있다. 현재 한국의 최저임금(7530원)과는 500원가량 차이 난다.

현재까지 경비로봇의 진압 기술은 테이저건 등 전기충격 형태가 보편적이다. 전기 베터리 중심의 구동 방식을 자연스레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엔 웨어러블 로봇처럼 진압에 힘을 활용하는 방식도 적용될 전망이다.

▶안내, 통역, 관찰 기능도 진화 = 경비로봇의 기본 기능인 관찰ㆍ감시ㆍ안내 기능도 점차 진화하고 있다. 서비스로봇 전문업체 퓨처로봇은 최근 서울역에 경비로봇 ‘네오(퓨로-P)’를 선보였다. 국토교통부 철도특별사법경찰대 주관 하에 퓨처로봇이 개발했다. 특사경을 대체ㆍ보완하는 경비로봇이다.

서울역 곳곳을 자동순찰하고 위험물체의 영상이나 사진 등 현장 정보를 수집한다. 이용객들을 위한 안내 서비스도 제공된다. 퓨처로봇이 개발하는 서비스 로봇은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다국어 기능도 탑재하고 있다.

일본 보안업체 세콤의 경비 드론은 최고 10km/h의 속도로 비행, 촬영한 영상을 분석해 우범현장을 포착해 세콤 모니터링 센터로 이를 전송한다. 미등록된 차량이 관제범위 내에 들어오면 번호판도 즉각 촬영한다. 기체에 LED가 있어 야간비행도 가능하고, 지상으로부터 3~5미터 떨어진 상공으로 침입자의 손에 닿지 않는 거리를 유지하며 비행한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최근 제4회 대한민국 안전산업박람회를 방문해 퓨처로봇의 경비로봇을 통해 관제센터 담당자와 통화하고 있다.

▶경비로봇 “2020년까지 2배 성장 전망”= 트랜스패런시 글로벌 마켓 리서치(Transparency Market Research)에 따르면, 2025년까지 경비로봇 시장은 매년 8.9%의 연평균성장률(CAGR)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IMS 리서치에서도 경비로봇을 포함한 지능형 보안 시스템 장비 시장이 2020년에는 2015년 대비 두 배 이상(28조원)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경비로봇 어디까지 허용될까 = 윤리적 차원의 논란도 있다. 과연 로봇이 인간을 어느 수위까지 진압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2016년에는 경비로봇 K5가 생후 16개월 된 아이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 미국 내에서 사회적 문제로 부각됐었다. 경비로봇에 진압 기술까지 적용된다면 이보다 훨씬 심각한 사회적 논쟁이 벌어질 수 있다.

경비로봇이 기존 경비인력을 대체하는 수단으로 등장한 만큼 로봇과 인간의 ‘일자리 쟁탈전’도 빼놓을 수 없는 논쟁이다. MIT 공대 연구진에 따르면, 로봇 1대가 투입되면 5.6명의 고용이 없어질 것이란 논문도 발표했었다.

경비로봇의 대중화를 위해선 높은 비용도 부담이다. 로봇업계가 공통으로 안고 있는 숙제다. 국내 서비스로봇업계에 따르면, 현재 시판되고 있는 서비스로봇의 1대 당 가격은 3000만원 내외로 알려졌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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