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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H.W.부시 前대통령 타계] “냉전종식·독일통일 이끈 세기의 정치가”…전세계가 애도물결
뉴스종합| 2018-12-03 11:31
지난 2013년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이 백혈병을 앓고 있는 한 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 당시 부시 전 대통령은 백혈병 치료 과정에서 아이들의 머리카락이 모두 빠지는 모습에 연대를 표시하며 자신도 머리카락을 모두 잘랐다. [AP연합뉴스]

외신들 “최고유산은 겸손과 품위”
‘통일신념’ 한국국회 2차례 연설

20세기 후반 냉전(Cold War) 종식, 독일 통일, 소련 붕괴 등 세계사를 이끈 조지 H.W. 부시 미국 41대 대통령의 별세 소식에 전세계가 그의 ‘겸손’과 ‘품격’에 애도하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에서도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2차례나 국회에서 연설한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일(현지시간) 부시 전 대통령이 남겨준 최고의 유산은 ‘겸손과 품격’이라며, 정치인으로서 그의 활동에 대해 기억했다.

그는 대통령으로 당선되기 전에도 거칠지 않았으며, 대통령으로서는 세계에 대한 지식을 바탕한 조심스럽고 꼼꼼한 접근이 크고 강한 것보다 훨씬 효율적인라는 것을 증명하듯이 외교 문제를 해결해 나갔다고 WP는 전했다.

부시 전 대통령의 오랜 친구로 지난달 30일 그의 임종을 지켜본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은 “그는 냉전의 종식시키는 과정에서 어떠한 출혈 없이 안전하게 구 소련이 붕괴될 수 있도록 조정했다”며, “그의 기술과 전략이 그런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부시 전 대통령이 4년간 이룬 성과는 연임을 통한 8년간 재임한 대통령보다 위대했다고 전했다.

FT는 냉전 종식 과정을 설명하면서 1989년 몰타섬에서 진행된 부시 전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만남을 집중 조명했다.

당시 부시 전 대통령은 “베를린 장벽에서 춤을 추지 말라”는 일부 전문가들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몰타에 가서 고르바초프가 기품있게 양보할 수 있는 내용을 제안했으며, 이후 유럽으로 날아가 베릴린 개방에 대해 주저하는 마가렛 대처 영국 총리와 프랑스와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을 설득했다.

FT는 당시 부시 전 대통령은 존경과 신뢰, 우정을 바탕으로 유럽 지도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고 전했다.

CNN방송은 부시 전 대통령과 중국의 특별한 인연을 소개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1970년대 미국과 중국이 정식 수교하기 전에 특사로 중국에 머물렀다. 당시 중국에서 ‘자전거 타는 특사’로 알려진 그는 북경의 좁은 후통 거리를 바버라 여사와 함께 돌아다니며 많은 시간을 보냈다. 당시 부시는 중국 생활에 대한 분명한 열정으로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난 아르헨티나 G20 정상회의에서 부시 전 대통령의 별세 소식에 깊은 슬픔을 표시하면서, “중국과 미국의 우정과 관계를 형성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애도했다.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부시 전 대통령 가족에게 애도의 뜻을 전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해 우리나라 국회에서 대국민 연설을 했지만, 부시 전 대통령은 1989년과 1992년 2차례나 우리나라 국회에서 연설한 대통령으로 유명하다.

1992년 1월 국회를 찾은 그는 “40년간 여러분들은 하나의 한국이라는 꿈을 간직해 왔다. 변화의 물결은 우리 편에 있다. 냉전의 마지막 상처가 아물 그날도 올 것이며, 한국은 다시 완전한 통일이 되는 나라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냉전 종식을 이끈 부시 전 대통령은 독일 통일에도 기여하고, 남북 통일에 대한 신념을 보였지만, 지구의 마지막 동토로 남아 있는 한반도의 통일은 직접 보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향년 94세.

박도제 기자/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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