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나쁜형사’ 신하균을 응원한다
엔터테인먼트| 2018-12-18 15:01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MBC 월화드라마 ‘나쁜형사’가 주목받고 있다. 60분 내내 쉴 새 없이 몰아친다. 미드(미국 드라마) 같다. 8%대의 시청률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는 형사 우태석으로 나오는 신하균의 역할이 크다. 32명을 죽이는 살인마에 신사적으로 대응하는 형사 이야기는 현실성이 없다. 그래서 신하균은 난관에 매달린 연쇄살인마가 추락하도록 가만 나둔다. 너무 세게 전개되던 이야기의 강도를 조금 낮추자 시청자 게시판이 난리가 났다. 그렇게 해서 어떻게 범인을 잡냐고.

‘나쁜 형사’는 범죄 장면이 끔찍할 정도였다. 1회에서 19금을 달고 나왔다. 너무 잔인해서 못보겠다는 반응도 많다. 하지만 검사의 얼굴을 한 살인자 장형민(김건우)가 사람을 묶어놓고 이를 뽑는다. 이제 시청자는 신하균이 ‘저 놈’을 어떻게 처단할지를 기대ㆍ응원하면서 바라보게 된다.

‘나쁜 형사’는 영국 BBC의 원작 드라마 ‘루터’를 현지화했다. 캐릭터들의 전사(前史)는 자칫 공감이 어려울 수 있는 원작의 정서를 한국의 설정에 맞게 풀어냈다. 무엇보다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선택한 19금 등급은 더욱 높아진 긴장감과 강렬해진 이야기로 이제껏 본 적 없던 스타일리시한 감성 액션 범죄드라마의 탄생을 알리고 있다.

17일 방송은 장형민(김건우)의 복수로 아내 해준(홍은희)을 잃은 우태석의 깊은 슬픔이 안방극장을 뒤덮었다. 특히 쓰러져 있는 해준을 발견한 태석이 그녀를 끌어안고 얼굴을 맞댄 채 오열하는 장면은 좀처럼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던 태석의 울분과 모든 감정들이 폭발했다.

이어 “장형민은 내가 잡아! 남편이라고 해준 것도 없는데 이거는 해야지”라며 공허한 눈빛으로 어두운 병원 복도를 뚜벅뚜벅 걸어가는 태석의 모습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그가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변화를 맞이하게 될 지를 예고했다.

‘나쁜 형사’는 지능적인 살인마 장형민(김건우)과 이를 추적해나가는 우태석(신하균)의 대결이 쫄깃하게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사이코패스 천재 사회부 기자 은선재(이설), 광역수사대장 전춘만(박호산), 꽃미남 경위 채동윤(차선우) 등이 활약하고 있지만 어색한 부분도 있다.

더욱 악랄해지는 악인에 대처하려면 공권력을 쥔 경찰은 더욱 강해지면서 공정해야 한다는 상식에 신하균의 방식이 부합하기에 ‘나쁜 형사’가 조명받고 있다. ‘정의’ 구현 수단과 방법이 ‘재정의’돼야 하는 시점이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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