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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CC주 랠리’ 내년에도? 중국발 둔화에 경계론 고개
뉴스종합| 2018-12-24 09:22
-삼성전기, 삼화콘덴서…7월까지 실적ㆍ주가 고공행진
-MLCC 업황 우려와 중국 스마트폰 판매 급감에 타격
-증권사 7곳, 이달 삼성전기 목표주가 줄줄이 하향조정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올해 국내 주식시장의 주요 투자 키워드 중 하나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였다. 스마트폰을 비롯해 TV와 컴퓨터 등 전기제품에 들어가는 MLCC 업황이 유례없는 강세를 보이면서 유가증권시장의 삼성전기와 삼화콘덴서는 실적과 주가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업황이 고점 논란에 휩싸이고 중국 스마트폰 판매까지 급감하면서 MLCC 관련주의 주가는 큰 폭의 조정을 받고 있다. 증권업계는 MLCC 산업의 성장세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당장은 정보기술(IT) 업계의 전반적인 업황 둔화를 우려하며 두 회사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조정하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기와 삼화콘덴서 주가는 지난 7월에 각각 16만6000원, 10만9500원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때부터 가파른 하락세가 시작되면서 두 종목은 현재 고점 대비 각각 38%, 51% 떨어졌다. 특히 시가총액 ‘1조원 클럽’에 진입했던 삼화콘덴서는 주가 급락으로 시총이 5561억원까지 줄어들었다.

메모리 반도체에서 시작된 이익추정치의 둔화가 MLCC, 카메라 모듈 등 IT 업계 전방위로 번지면서 관련 종목들은 동반 부진에 빠져 있다. 전문가들은 MLCC 수급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최근 중화권 시장의 스마트폰 판매 부진이 MLCC 업황 고점 논란을 촉발시켰다고 보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통적으로 12월은 완제품 시장이 비수기인 점과 스마트폰의 수요 둔화로 반도체 및 MLCC, LCD 패널 등 주요 부품가격의 하락이 나타나고 있다”며 “갤럭시S10 초기 생산도 당초보다 늦어져 부품업체의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 주가 반등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기의 MLCC 매출에서 중국 시장 비중은 약 50%다. 미ㆍ중 무역분쟁 등의 여파로 4분기 중화권 스마트폰 수요가 급감하면서 MLCC 생산 기업들의 실적 고공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여기에 내년에도 중화권을 포함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달 들어서만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대신증권, 키움증권 등 7개 증권사는 삼성전기 목표주가를 낮춰 잡았다. 특히 삼성증권은 가장 낮은 13만원을 제시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부정적 업황을 전망하는 투자자들의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수요 부진이 한 분기 이상 진행되면서 삼성전기 등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업황 둔화로 실적 하향조정이 불가피하지만 삼성전기가 MLCC 업계에서 여전히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충격은 덜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 MLCC는 고사양(high-end) 제품 위주로 사업을 영위해 견조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다행히 고사양 MLCC는 진입장벽이 높고 자동차전장용 MLCC 납품 물량이 늘어나고 있어 사업 실적을 견인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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