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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지원...저축은행중앙회 회장 ‘진짜 선거’ 벌어지나
뉴스종합| 2019-01-10 11:07
박도규 전 SC제일銀 부행장
황종섭 전 하나저축銀 대표
조성권 전 예스저축銀 대표
한이헌 전 공정거래위원장
박재식 전 금융정보분석원장
단독후보 추대관행 깨질수도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18대 저축은행중앙회장에 민간 3명, 정관계 2명 등 역대 최다 지원자가 출사표를 냈다.

공모 마감일인 10일 오전 현재 응모자는 박도규(62) 전 SC제일은행 부행장, 황종섭(61) 전 하나저축은행 대표, 조성권(64) 전 예쓰 저축은행대표, 한이헌(75) 전 국회의원 4명이다. 박재식(61)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은 이날 본지에 “공모 지원서를 오늘 제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박 전 부행장은 기업금융과 국제금융, 서민금융 등 다양한 분야를 두루 섭렵한 시장전문가다. SC제일은행에서 인사담당 부행장, 리스크관리 담당 부사장을 거쳤다. SC그룹 동북아지역 총괄본부장까지 역임했다. 지난해부터 JT친애저축은행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19대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서 금융경제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다. 오갑수 당시 위원장과 호흡을 맞춰 금융정책 입안에 참여했다. 윤석헌 원장 취임후 강화된 금융감독원 옴부즈만 위원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박 전 부행장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을 공유하고 있다”며 “저축은행중앙회의 역할과 기능을 재정립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황 전 대표는 하나은행 부행장 출신으로 2016년부터 2년간 하나저축은행 대표를 지냈다.

황 전 대표는 “회원사들 사이에서도 주주 구성부터 업무 형태까지 많은 부분이 달라, 입장이 갈리기 일쑤”라며 “회원사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조율하려면 현안을 잘 알고 대변할 수 있는 업계 출신 회장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전 대표는 우리은행 홍보부장과 여의도지점장 등을 거쳐 국민대 겸임교수로 재직해왔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당시 예쓰저축은행의 대표를 맡아 위기극복을 이끌었다.

조 대표는 본지 통화에서 “저축은행은 서민금융의 최일선을 담당하는 업계인데, 아직도 위험하다거나 믿기 어렵다는 식으로 인식이 낮게 형성되어 있다”며 “업계 신뢰도를 높이는데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한이헌 전 의원은 행정고시 7회로 시작해 옛 경제기획원 경제기획국장과 차관, 김영삼 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등을 역임했다. 1993년 6대 공정거래위원장, 15대 국회의원, 2005년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을 지냈다. 저축은행 업계와는 지난해 12월까지 우리저축은행의 비상임 대표로 재직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박 전 사장 역시 관료 출신(행정고시 26회)이다. 2011년 기획재정부 국고국장을 거쳐 이듬해인 2012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을 역임했다. 이후 3년여 동안 한국증권금융 사장으로 재직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회장후보자추천위원회의 후보적격성 심사를 통해 후보를 추릴 예정이다. 오는 16일 지원자 기호 추첨을 지원하고 21일 최종 선거가 진행된다. 79개 회원사가 참여하는 총회에서 재적 회원사 절반 이상의 출석과 단독후보는 3분의 2 이상의 득표, 복수 후보는 과반 이상의 득표가 나와야 차기 회장이 정해진다.

연임자를 포함 역대 14명의 중앙회장 중 12명이 관 출신이다. 하지만 지원자가 많아 예전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분석이다. 진짜 ‘표대결’이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앙회 관계자는 “이렇게 많은 지원자들이 나온 것은 처음”이라며 “예전에는 기재부 출신이 지원하면 회추위에서 단독 후보로 추대하고 총회가 형식적으로 승인하는 형태였는데, 이번엔 분위기가 꼭 그렇지 않다”고 전했다.

지원자들 역시 당국과의 교감이란 장점을 내세워 관 출신 인사들이 독점했던 과거의 행태에 날을 세웠다.

황 전 대표는 “관에서 온 인사가 당국과 얘기가 잘 통해 현안이 해결된다면 왜 업계의 그 많은 고충이 아직 남아있겠냐”며 “선ㆍ후배간의 영향력 등으로 애로 사항을 해결한다는 식은 과거 프레임”이라고 꼬집었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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