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귀국길도 ‘특급의전’…베일 싸인 김영철 동선
뉴스종합| 2019-01-20 08:15
-동선 숨기려 안간힘…연막작전도 동원
-지난해 5월 방문과는 대조적 모습 보여
-취재진 질문에는 “노코멘트” 짧게 답변



2박3일 일정으로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일행이 19일(현지시간) 귀국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해 걸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헤럴드경제]다음 달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2박 3일 일정은 극도의 보안 속에 이뤄졌다.

김 부위원장 측은 마지막 순간까지 동선을 노출하지 않고자 연막작전까지 펼쳤고, 미국도 김 부위원장을 철통경호하며 귀국길을 배웅했다.

김 부위원장은 19일(현지시간) 오후 12시40분께 숙소인 워싱턴DC의 듀폰서클 호텔을 나섰다. 미국 측 경호 요원들은 호텔 로비에 있는 취재진의 신원을 일일이 확인하면서 밖으로 쫓아냈고, 30분가량 지나자 김 부위원장이 나타났다.

그동안 호텔 건물 뒤편의 ‘화물용 쪽문’으로 드나들었던 김 부위원장이 처음으로 로비에 모습을 드러낸 셈이다.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과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 국장 직무대행, 일부 외신에 조선아태평화위원회 위원장으로 소개된 ‘박철’이라는 관리 등이 김 부위원장을 수행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김 부위원장은 일부 취재진을 보고 다소 놀란 듯 기둥 뒤에서 잠시 머뭇거렸고, 그의 일행 사이에서는 “기자들이 있네”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김 부위원장과 여행용 가방을 든 수행원들은 한동안 로비에서 미국 측 경호 차량을 기다렸다. 최대한 동선을 감추기 위해 차량들을 미리 대기시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쪽문에 대기하고 있던 경호 차량은 오전 11시 30분께 일제히 움직이기도 했다. 차량은 호텔 건물을 한바퀴 돌아 정문 앞을 거쳐 모처로 사라졌고, 김 부위원장이 오전 일찍 호텔을 출발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취재진을 따돌리기 위해 일종의 ‘연막작전’까지 동원한 것으로 보인다.

김 부위원장의 이러한 ‘로우키 행보’는 지난해 5월 뉴욕을 방문해 비교적 과감한 대외행보를 보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당시 김 부위원장은 뉴욕 도착 당일 폼페이오 장관과 만찬을 했다. 만찬장은 맨해튼 야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38번가의 초고층 빌딩에 마련됐고, 폼페이오 장관이 창밖의 화려한 스카이라인을 김 부위원장에게 설명하는 모습은 상징적인 장면으로 남았다.

호텔을 떠난 김 부위원장 일행은 출국길에 오르기 위해 이날 오후 1시 10분께 워싱턴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미국 측에서는 지난 17일 입국 때 영접을 나왔던 숀 롤러 국무부 의전장을 비롯해 마크 내퍼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대행 등 인사가 환송을 위해 모습을 나타냈다. 국무부 의전장은 통상 장관급 의전을 담당하지만 정상급 외교 행사도 맡는다.

김 부위원장은 출국 수속대로 이동하는 중에 방미 결과를 둘러싸고 쏟아지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최강일 국장 직무대행은 2층으로 가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다가 취재진의 물음에 “노코멘트”라고만 짧게 답변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