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체험기] "고객님 피부는 '웜톤'아닌 '쿨톤'이네요"
뉴스종합| 2019-01-21 11:41
에뛰드하우스 명동 ‘컬러 팩토리’ 체험기
방문 고객 90% 자신 피부톤 반대로 생각
컬러 아티스트 측색기로 3초만에 진단
단계별 테스트 거쳐 파운데이션 선택 도와

120가지 컬러 중 4가지 컬러 립스틱 추천
상담~제작 1시간 30분…100% 사전예약제



“고객님 피부는 ‘웜톤’이 아니라 ‘쿨톤’이네요. 흔히 동양인 피부가 누런 편이라고 해서 다 웜톤일 거라고 생각하지만, 하얀 피부도 웜톤일 수 있고 어두운 피부도 쿨톤일 수 있습니다.”(이현정 에뛰드하우스 컬러 아티스트)

지난 14일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에뛰드하우스 명동 플래그십 스토어 ‘컬러 팩토리’를 찾았다. 최근 20~30대 여성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퍼스널 컬러 진단’을 받기 위해서다. 퍼스널 컬러란 자신의 본래 피부색과 조화를 이루면서 얼굴을 생기있어 보이게 만드는 고유색으로, 컬러 아티스트와의 상담을 통해 보다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피부색은 크게 푸른빛이 도는 ‘쿨톤’과 노란빛이 도는 ‘웜톤’으로 나뉘며, 다시 어울리는 색상의 명도와 채도에 따라 사계절로 구분된다.

에뛰드하우스의 컬러 팩토리는 입문자에게 맞는 3가지 코스를 운영한다. 컬러 아티스트가 퍼스널 컬러를 추천하고 120가지 색상 중 고객에게 맞는 립스틱 색을 만들어주는 ‘마이 퍼스널 립스틱 코스’와 파운데이션 컬러까지 제안해주는 ‘마이 퍼스널 립&페이스 코스’ 등이다.

가격대는 프로그램에 따라 2만5000원~4만원이다. 일반 퍼스널 컬러 큐레이션 업체 서비스 가격이 5만원에서 최대 2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일종의 ‘저렴이 버전’인 셈이다.

기자는 오후 2시께 매장을 찾았다. 상담에 앞서 이현정 에뛰드하우스 컬러 아티스트가 간단한 질문을 했다. “고객님은 스스로 쿨톤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웜톤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망설임 없이 웜톤이라고 대답했다. 쿨톤은 찹쌀떡 같은 흰 피부에나 어울리지, 단팥빵마냥 노르스름한 피부와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칙칙한 피부 덕분에 딸기우유 립스틱이나 라벤더 블러셔를 꿈꿔보지도 못한 여성들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매의 눈으로 기자의 푸석푸석한 피부를 스캔한 이 아티스트는 본격적으로 컬러 진단을 시작했다. 먼저 메이크업 리무버로 턱 부분의 화장을 지웠다. 턱은 자외선의 영향을 덜 받아 고유의 색을 측정하기 가장 쉬운 부분이다. 카메라 렌즈가 달린 측색기를 피부에 갖다 대고 색채를 측정하자 단 2~3초만에 결과가 나왔다. 예상과 달리 ‘쿨톤 겨울타입’이었다. 생동감 넘치는 마젠타, 레드, 블루퍼플이나 어두운 톤의 버건디, 딥그린, 블랙 등이 어울리는 타입이었다.

이 아티스트는 “방문 고객의 90%가 자신의 피부색과 정반대톤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단순히 유관으로 봤을 때 정확하게 알 수 없고, 평소에 선호하는 색상을 자신의 피부색이라고 오해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측색기에는 쿨톤 겨울타입에 맞는 블러셔ㆍ틴트ㆍ립무스 등의 추천 상품과 색상이 떴다.

피부 컬러 진단이 끝나자 드레이핑 존으로 이동해 거울이 있는 화장대 앞에 앉았다. 이 아티스트는 여러 색상의 드레이핑 천을 기자의 몸에 대고 한장 한장 넘겼다.

“보시면 겨울 쿨톤의 체리 레드는 이목구비가 또렷해지죠? 짙은 버건디도 나쁘지 않지만 체리 레드보다는 피부가 어두워 보이네요. 블루 계열은 얼굴을 창백해 보이게 만들어서 굳이 사용하고 싶다면 탁한 블루 그레이보다 화사한 스카이 블루를 활용하는 게 좋습니다.”

이 아티스트의 설명에 따라 입술ㆍ콧방울ㆍ눈가 부분 그림자와 각 색상을 대조해보자 안색이 미묘하게 변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10~20분 동안 여러 색상을 진단해본 끝에 기자가 받은 베스트 컬러는 체리레드ㆍ퍼플ㆍ핑크퍼플이었다. 반면 카멜ㆍ카키ㆍ블루 등은 피해야하는 색상이었다.

마지막 단계는 립스틱 만들기. 진단 받은 퍼스널 컬러를 기반으로 120가지 컬러 중 4가지 컬러를 추천받았다. 이 아티스트는 각 색상을 스파출러로 듬뿍 떠서 페이퍼 팔레트에 꾸덕하게 발랐다. 각 색상을 테스트해보자 결정 장애에 빠졌다. 하늘 아래 같은 립스틱 색상은 없는 법인데…. 고민 끝에 은은한 말린장미 색상의 ‘MLBB(MY LIPS BUT BETTERㆍ내 입술같이 자연스러우면서도 더 좋아 보이는)’ 컬러를 골랐다. 나만의 립스틱 케이스를 선택하고, 립스틱 각인 문구와 서체를 정했다.

기자는 프로그램에 맞게 추가로 파운데이션 색상도 추천받았다. 화장을 지운 맨 얼굴에 에뛰드의 베스트셀러인 ‘더블래스팅 파운데이션’의 색상 3가지를 테스트했다. 로지퓨어ㆍ라이트바닐라ㆍ페탈 등을 볼에 차례대로 바르자 좀 더 자연스러운 색상을 고를 수 있었다. 이 아티스트의 추천에 따라 피부에 볼륨감을 더해주는 라이트바닐라 색상을 선택했다.

모든 절차가 끝나자 작은 통에 담긴 립스틱 원료는 별도의 제작 공간에 들어갔다. 30여분 가량 기다리는 동안 당일 전용 20% 할인 쿠폰을 1층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 측색기가 제안했던 상품과 색상 위주로 테스트해보자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완성된 립스틱은 제조 날짜와 성분 등이 기재된 설명서와 함께 예쁜 종이 상자에 포장돼 있었다. 상담부터 제작까지 걸린 시간은 1시간30여분. 고가의 퍼스널 컬러 진단 서비스가 부담된다면 컬러팩터리를 찾아 ‘맛보기’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다만 이곳은 100% 사전예약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미리 온라인 예약을 하고 방문하는 것이 필수다. 에뛰드하우스 관계자는 “명동점의 경우 하루에 최대 14건의 예약을 받고 있으며, 보통 예약률은 90% 이상으로 거의 꽉 차있다”며 “방문 고객 연령대는 10대에서부터 40대까지 다양하며, 통역사를 대동하는 외국인 고객도 상당수”라고 했다.

박로명 기자/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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