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경기권 북상한 홍역… ‘두려움에 떠는’ 영맘들
뉴스종합| 2019-01-21 11:34
“오늘 어린이집 보내도 될까요?” “생후 11일 된 신생아는 어떻게 하나요?” “홍역 가속접종이라도 해야 할까요요”

지난 20일 경기 안산에서 홍역이 발병했다는 소식 이후 수원 경기 동탄 지역 등 맘카페에 올라온 글들이다. 대구에서 시작된 홍역이 경기권에 상륙하자 예방접종을 하지못한 어린 영유아를 기르는 엄마들의 걱정은 커지고 있다. 때아닌 홍역 확산 소식에 젊은 엄마들은 아예 홍역 집단 전파 우려가 큰 어린이집을 보내지 않으려는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21일 보건당국과 일선 지자체에 따르면 안산에서는 지난 19일 20대 성인 3명의 홍역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했다. 18일 홍역 판정을 받았던 0~4세 영유아 환자 5명의 가족들이다. 지난달 17일 처음으로 홍역 환자가 발생했던 대구에서는 홍역 확진판정자가 16명으로 늘어났다. 지난 19일 소아과와 문화센터를 방문했던 생후 9개월 남자아이가 홍역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다. 현재 홍역 확진자 중 8명은 20~30대 성인, 나머지 8명은 영유아다. 홍역은 10~12일, RSV는 2~8일이 통상 잠복기다. 두 전염병 모두 감기와 증상이 유사하다. 감기처럼 콧물과 결막염, 몸살과 고열을 증상으로 동반한다.

인천에서 시작된 RSV도 전국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지난 18일에는 제주시 산후조리원에서 신생아 1명이 RSV에 추가로 감염됐다. 지난달 18일 인천에서 신생아 6명이 한 산후조리원에서 집단으로 RSV에 감염된 것을 시작으로, 경기도 시흥에서 신생아 10명, 대구에서 31명이 집단 감염됐다.

아이를 둔 가정들은 불안감에 떨고 있다. 포털 카페 레몬테라스에 게시글을 올린 한 워킹맘은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서 홍역아동이 1명 나와서 난리가 났다”면서 “내년이던 2차 예방접종을 당겨서 맞을 예정인데, 아이가 콧물ㆍ기침ㆍ미열이 있어 불안하다”고 하소연했다. 다른 아이 어머니도 “(주말마다 결혼식이 많은데) 5개월 된 아기를 데리고 예식장을 가려니 찝찝하다”면서 “아이를 데리고 나가더라도 유모차를 태우고 방풍커버를 씌우고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 주부는 RSV에 대해도 “고모부가 돌아가셨는데, 모신 병원이 RSV로 난리가 난 병원”이라면서 “남편만 방문해서 조문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해당 커뮤니티에는 홍역과 RSV 확진자가 발생한 병원을 특정하며, ‘아이 있는 부모는 피하라’는 게시글도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와 안산 등 지역 커뮤니티에서는 홍역 예방접종 장소를 묻는 질문들도 꾸준히 업로드 되고 있다.

공포는 오프라인으로도 확산되는 추세다. 생후 5개월 아이를 키우는 지민희(31) 씨는 “집근처(대구 서구) 산후조리원에서 RSV가 발생했다는 소문이 주위 엄마들에게 퍼지기 시작했다”면서 “남편과 함께 더욱 위생관리에 철저하자는 이야기를 했다”고 했다. 수원에 사는 전업주부 이모(33) 씨도 “아직 전염병에 대한 우려가 크게 확산된 것 같진 않지만 맘카페를 중심으로 점차 퍼지는 추세”라면서 “안산에 홍역 확진자가 나오자 수원지역 맘카페에서 걱정 섞인 목소리들이 많이 보였다”고 했다.

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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