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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리츠 상장…국내 투자자 매물받이 되나?
뉴스종합| 2019-02-13 11:42
업황부진에 본체 매각 난항
부동산부터 팔아 투자 회수
배당 낮추고 공모가 높여도
최고수익 기회 80% 해외로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리츠 상장을 앞두고 시장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안정적 배당매력이 높아보이지만, 길게 보면 성장 정체에 대한 뚜렷한 해답을 찾기 어려워서다. 가장 확보가 쉬운 단기수익의 기회는 대부분이 해외 기관투자자들에게만 배정됐다. 업황이 악화될 경우 국내 투자자들이 이들의 매물받이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홈플러스 리츠(한국리테일홈플러스제1호위탁관리리츠)’는 이르면 오는 3월께 2조5000억원 규모로 상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리츠는 부동산을 매입하고 여기에서 난 수익(임대료 및 자산 매각 차익)의 90% 이상을 투자자들에게 배당해주는 회사다. ‘홈플러스 리츠’는 (주)홈플러스홀딩스의 매장 44곳과 (주)홈플러스스토어즈의 매장 7곳을 매입한 뒤 임대료를 받고 이를 다시 주주들에게 6개월 단위로 배당한다.

대형유통점 매장은 오피스 빌딩과 달리 용도가 제한적이다. 타업종이 활용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할인점의 지속적인 영업이 담보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마트 등 대형할인점들은 최근 온라인쇼핑 시장 확대로 고전 중이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유통 업계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대형마트의 매출은 전년 대비 2.3% 줄었다. 온오프라인 유통 업태를 통틀어 유일하게 매출이 감소했다. 지난 12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 역시 업황 우려를 반영해, 또 다른 대형마트인 이마트의 ‘Baa2’ 신용등급 하향 조정까지 착수한 상태다.

홈플러스도 2014년과 2015년 각각 2989억원, 1826억원 당기순손실 이후 2016년 흑자전환(3231억원)에 성공했으나, 2017년에는 다시 전년보다 당기순이익이 28%가량 감소한 233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엔 홈플러스 동김해점과 부천중동점을 폐점하기까지 했다.

홈플러스에 무려 7조3000억원을 투입하도고 투자회수가 어려워진 MBK파트너스가 내놓은 묘수로, 일종의 자산유동화다. 홈플러스홀딩스와 홈플러스스토어즈가 보유한 51개 매장이 ‘홈플러스 리츠’에 매각되면 4조3230억원의 자금이 이들 계열사에 유입된다. MBK입장에선 홈플러스 계열사로 들어간 자금을 활용해 현금 회수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

MBK는 최근 공모가를 낮추고, 편입자산을 확대하면서까지 공모 흥행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렇게 되면 초기 공모주를 받는 투자자들의 이익이 극대화된다. 이미 전체 공모물량 중 80%를 투자은행(IB)이 총액인수하기로 한 상태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골드만삭스이 각각 32%, 노무라금융투자(주)와 다이와증권캐피탈마켓코리아(주)이 각각 8%씩 물량을 떠 안고 기관투자자에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다.

홈플러스에 이어 유통공룡인 롯데그룹도 리츠 자산관리회사(AMC) 설립이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예비인가를 획득한 데 이어 이르면 이달 본인가를 받을 예정이다. 신세계 그룹 역시 보유 부동산 유동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홈플러스는 2017년 온라인 부문에서 약 120억원 영업이익(감가상각 차감 전 기준)을 내는 등 온라인 시장 경쟁력을 강조하고 있다. 또 MBK 관계자는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할 때 대출한 금액을 일부 상환하고, 나머지 금액으로 홈플러스 영업을 위한 재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지헌 기자/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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