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케냐 ‘과학기술 新한류’ 이끄는 KAIST
뉴스종합| 2019-02-14 11:30
케냐 과학기술원 건립 본격화
컨설팅사업 분야 킥오프 미팅

교육·연구프로그램 통째 전수
‘아프리카의 실리콘밸리’ 핵심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교육ㆍ연구 혁신모델이 사상 최초로 해외 수출에 성공, 아프리카 케냐 과학기술원 건립이 본 궤도에 오른다. 그동안 중동이나 중국에 KAIST의 교육ㆍ연구관련 프로그램이 일부 수출된 적은 있지만 케냐와 같이 통째로 수출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KAIST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통해 케냐 정부가 발주한 ‘케냐 과학기술원’ 건립을 위한 컨설팅사업 분야 킥오프 미팅을 12일(현지시간) 케냐 나이로비 인근 콘자기술혁신도시에서 가졌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킥오프 미팅에는 신성철 총장과 박희경 연구부총장, 프로젝트 총괄담당자인 김학성 교수 등 KAIST 인사를 비롯해 케냐 측 카마우 뚜게 재무부 차관·콜레트 A. 수다 교육부 수석차관 겸 대학교육연구국 차관ㆍ제롬 오치앵 정보통신기술혁신부 차관ㆍ존 타누이 콘자기술혁신도시개발청장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케냐 과학기술원’ 건립은 케냐가 ‘아프리카 실리콘밸리’ 건설을 목표로 나이로비 인근에 조성 중인 콘자기술혁신도시의 핵심 주력사업이다. 케냐 정부는 그동안 중장기 국가발전계획인 ‘케냐 비전 2030’을 수립하고 이공계 핵심인력 양성을 통해 이를 달성하고자 오는 2021년 개교를 목표로 ‘케냐 과학기술원’ 건립을 추진해왔다. ‘케냐 과학기술원’ 건립사업은 우리정부로부터 EDCF 차관을 제공받아 총 사업비가 1070억원 규모로 추진되는데 KAIST 컨소시엄이 따낸 교육ㆍ건축설계 및 감리 등 컨설팅 분야에는 모두 106억원이 투입된다.

케냐 정부는 컨설팅 분야의 주관사업자 선정을 위해 작년 6월부터 한국 내에서 대학과 기업을 대상으로 경쟁 입찰을 진행해 왔다.

이후 약 4개월에 걸친 진행된 평가 끝에 주관기관인 KAIST가 교육을 맡고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가 건축설계를, 선진엔지니어링이 감리를 각각 맡는 KAIST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케냐 정부와는 지난해 11월 최종계약을 체결했다. KAIST는 이날 열린 킥오프 미팅을 시작으로 ‘케냐 과학기술원’ 건립을 위한 본격적인 컨설팅 작업에 들어간다.

KAIST는 우선 올해부터 향후 36개월간 ▷기계공학ㆍ전기및전자공학ㆍICT 공학·화학공학ㆍ토목공학ㆍ농업생명공학 등 6개 핵심학과와 공통 기초과학 프로그램의 설계 ▷교육ㆍ실험 및 일반 기자재 공급계획 ▷산학 협력을 포함한 대학 경영계획 등의 분야에서 컨설팅을 수행할 계획이다.

1971년 개교이후 산업화 시대 우리나라 경제의 초고속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해 온 KAIST의 과학기술 교육은 사실 오래 전부터 세계 각국에서 벤치마킹 모델로 부각돼 왔다.

또 사우디아라비아ㆍ터키 등 중동 및 아프리카ㆍ중남미 각국으로부터 잇단 ‘러브콜’을 받는 등 새로운 고등교육서비스 수출모델이 될 조짐을 진즉부터 보여 왔다.

‘케냐 과학기술원’프로젝트는 특히 국내의 의료ㆍ과학기술을 중심으로 하는 고등교육서비스업과 건설업을 패키지로 엮은 새로운 ‘신성장 동력’ 창출을 통해 이를 중동과 아프리카ㆍ중남미ㆍ중앙아시아 등에 수출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국내외로부터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다.

중동 각 국가는 과거 우리나라 건설 회사들이 현지에서 성실함과 믿음을 준 덕분에 깊은 신뢰감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많은 개도국들이 KAIST 설립을 통해 과학기술을 집중적으로 가르쳐 초고속성장을 이룬 한국을 앞 다퉈 벤치마킹 모델로 삼고 있기 때문에 고등교육 서비스와 건설업을 엮은 패키지 수출이 ‘수출 신한류’로 자리를 잡을 가능성은 매우 크다.

또 과기정통부가 추진 중인 ‘과학기술 ODA 10대 선도 프로젝트’의 본격적인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자 고경력 은퇴자나 경험이 필요한 젊은 과학자 등 국내의 우수한 과학기술 인력의 글로벌 활용은 물론 유휴 연구 장비의 활용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케냐 과학기술원’ 건립을 위한 컨설팅 분야 우선사업자 선정과 함께 이번 킥오프 미팅을 계기로 KAIST의 국제적 위상 또한 크게 오를 것으로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신성철 KAIST 총장은 “대외 원조사업을 통해 설립된 지 반세기 만에 세계적 수준의 글로벌 선도대학으로 도약한 KAIST의 성공적인 발전모델을 개도국에 전수하게 됐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의가 있다”며 “케냐 과학기술원이 첨단 과학기술을 선도하는 대학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충실한 지원을 통해 과학기술 기반 ODA 차관사업의 모범적인 성공 사례를 창출하고 케냐의 근대화에 KAIST가 기여함으로써 아프리카에서 대한민국 첨단 지식산업의 지경(地境)을 넓혀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본혁 기자/nbgk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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