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春鬪 폭풍전야…현대차 노조리스크 ‘속앓이’
뉴스종합| 2019-02-19 11:38
- 현대차 노조 “광주형 일자리 3년 투쟁”
- 경차 비중 내리막…공급 과잉 가능성
- “증산 우선인데…” 현대차 ‘묵묵부답’
- 실제 파업땐 판매량 위축ㆍ손실 불가피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완성차 업계의 춘투(春鬪)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광주형 일자리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포화한 경차시장에 따른 공급 과잉이 한국 자동차 산업의 침체를 부추길 것이란 논리다.

현대차는 속앓이 중이다. 수요 폭주에 따른 증산이 절실한 시기에 노조는 더욱 목소리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는 19일 민주노총, 금속노조와 연대해 ‘광주형 일자리’ 철회를 요구하는 3년 투쟁에 돌입하겠다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현대차는 관망 모드다. 아직 노조의 본격적인 움직임이 없고 임금이나 지위 변동에 대한 요구가 없어서다.

백운호 금속현대자동차지부 수석부지부장은 전날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 앞에서 “경차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한 자릿수로 하락해 공급과잉이 진행 중”이라며 “무리한 신규 투자는 재고 적체로 인한 또 다른 부실을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포화한 경차시장의 위축세가 광주형 일자리의 장밋빛 미래를 저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판매 비중 가운데 경차는 2012년(17.25%) 정점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내리막이다. 지난해 0.86%의 비중으로 10% 벽마저 무너졌다.

소형 SUV의 점유율이 8년 만에 10배(2011년 1.38%→2018년 1.05%)로 늘어났지만, 경형 SUV는 다른 분야다. 제자리에 머무는 소형 자동차 판매 비중과 달리 중ㆍ대형 SUV의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형 SUV의 판매량을 장담할 수 없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노조는 또 국내자동차 생산시설 466만대 중 유휴시설이 100만대가 남아도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한국GM 창원공장에서 생산하는 경차의 시장점유율 30%가 광주형 경차로 인해 무너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지난해 출시한 대형SUV 팰리세이드의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노조가 최근 증산(增産)에 합의했지만 공급물량을 늘리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수요 예측에 실패했다는 내부 지적과 생산물량 확대라는 두 토끼를 잡아야 하는 상황에서 노사 갈등이 도움이 될 리 만무하다.

결국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질 가능성이 크다. 자동차 산업의 위기가 고조되면서 다양한 시도로 인한 의견 충돌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인건비 절감과 노동자의 일자리 유지에 대한 목소리는 어긋날 수밖에 없다. 국외 변수가 산적한 가운데 완성차 업계에 위태로운 봄이 온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의 요구가 정부 정책과 연관된 현안이기 때문에 노사 합의에 앞서 정부가 누구 손을 들어주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명분이 약한 파업이라도 대규모 춘투가 진행된다면 현대차의 손실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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