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5G 사람크기 홀로그램 생중계…KT, 9500㎞ 서울-LA를 잇다
뉴스종합| 2019-03-05 11:14
마이클잭슨 60년 헌정앨범 발매기념
그린버그 회장 3D 영상으로 등장
미소짓고 눈깜빡임도 자연스러워

서울 마포구 상암동 K-라이브 무대에 홀로그램으로 구현된 제이슨 데롤로(좌), 제리 그린버그 7SIX9 엔터테인먼트 회장(우) [사진 이정아 기자/dsun@]

“마이클 잭슨은 음악과 춤으로 인종, 이념, 역사, 증오를 ‘초월’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전 세계 예술가가 모여 마이클의 바람과 신념에 정확히 따르는 헌정앨범을 제작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제리 그린버그 7SIX9 엔터테인먼트 회장은 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KT의 ‘마이클 잭슨 탄생 60주년 헌정앨범 제작 발표 기자회견’에서 3차원(D) 영상으로 등장해 이같이 말했다.

시차만 17시간, 거리로는 무려 9500㎞가 떨어진 무대. 그러나 실물 크기로 구현된 무대 위 그린버그 회장의 모습은 무척 자연스러워 보였다. 그가 미소를 짓고 눈을 깜빡이는 모습까지 실시간으로 지연 없이 전달됐다. 5G 네트워크와 홀로그램 기술이 물리적 공간을 ‘초월’해 서울과 LA를 연결해 만들어낸 장면이다.

KT는 이날 세계 최초로 한국과 미국 간 사람 크기의 홀로그램을 실시간 구현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이는 2017년 4월 KT가 선보인 서울 뉴저지간 실시간 홀로그램 영상통화 기술 시연보다 한발 더 나아간 내용이다. 당시에는 단말기 내에서 홀로그램이 작동되는 방식이었던데 비해 이번에는 실물 크기의 홀로그램이 무대 위로 구현됐다.

이후 지난해 8월에는 고(故) 유재하 씨가 홀로그램 영상을 통해 무대에 등장한 바 있으나 당시 홀로그램 영상은 사전 제작돼 구현되는 방식이었다.

이번 기술 시연은 K-라이브에서 마이클 잭슨 헌정앨범 ‘더 그레이티스트 댄서(The Greatest Dancer)’의 첫 번째 싱글 ‘렛츠 셧업 앤 댄스(LET’S SHUT UP & DANCE)’ 발매 기념으로 마련됐다. 헌정앨범을 기획한 그린버그 회장은 마이클 잭슨의 프로듀서이자 친구다.

이날 무대에는 미국의 대표 싱어송라이터 제이슨 데룰로도 홀로그램 영상으로 깜짝 등장했다. 헌정앨범 제작에 참여한 그는 현재 영화 촬영을 위해 영국 런던에 머물고 있다.

서울에서 9500㎞나 떨어져 있는 그린버그 회장이 이날 K-라이브 공연장에 실물 크기 홀로그램으로 생중계될 수 있 있었던 데는 5G 기술이 큰 역할을 했다. 홀로그램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영상에 비해 수백 배 많은 데이터를 더 빠르게, 실시간으로 전달해야만 한다. 1㎝³ 크기 홀로그램을 만드는 데 1GB(기가바이트)가 넘는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알려진 만큼, LTE에 비해 20배 빠르게 데이터를 처리하는 5G는 필수조건이다.

KT는 이번 시연을 위해 한국과 미국을 연결하는 인터넷 국제망을 이용했다. 미국 LA에서 국제망을 통해 한국으로 전송된 홀로그램 데이터가 국내 신규 구축된 초고속 광대역의 5G망을 통해 서울 상암동 K-라이브 공연장으로 전송됐다.

5G 모바일핫스팟(MHS)은 K-라이브 공연장에 구축돼 있는 ‘플로팅 홀로그램’ 시스템과 연동됐다. 초고해상도 빔 프로젝터가 반사판에 빛을 쏘면 반사된 영상이 투명한 금속 막에 투영되는 식이다. 마치 허공에 떠 있는 것과 같은 영상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표면에 맺힌 이미지 상이다.

여기에 ‘텔레프레젠스(Tele-presence, 원격 현장감)’ 기술까지 더해져 실물 크기의 홀로그램 영상으로 구현된 상대의 모습을 보며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됐다.

이필재 KT 마케팅부문장 부사장은 “이번 기자회견에 선보인 KT의 5G 네트워크와 홀로그램 기술은 시공간을 초월하는 초능력과 같다”며 “앞으로도 음원, 뮤직비디오, 공연 등 다양한 영역에서 KT 5G의 우수성을 보여줄 수 있는 프로젝트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정아 기자/d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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