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금융그룹 사외이사 ‘IT 전문가 모시기’ 바람
뉴스종합| 2019-03-11 11:42
지배구조·보수 보고서 분석
전관·교수·법조 일색서 탈피
글로벌·조직관리 인재 물색도



교수나 관료, 법조인이 대부분이던 금융그룹 사외이사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글로벌, 정보기술(IT) 역량을 갖춘 전문가들이 새로운 후보로 속속 등장하면서다.

최근 주요 금융그룹들은 지난해 기준의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를 공시했다. 보고서에는 각 금융그룹들이 관리하는 100~200명 규모의 사외이사 후보군(롱리스트)이 업종별로 분류됐다. 크게 6~8개의 전문분야(금융ㆍ경영ㆍ경제ㆍ법률ㆍ회계ㆍITㆍ소비자보호 등)로 나뉜다.

신한ㆍKBㆍNHㆍ하나금융 후보군을 보면 글로벌, IT 분야 후보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졌다. 최근 강조되는 ‘디지털 혁신’을 반영해서다.

IT 전문가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KB금융이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가 확정한 지난해 하반기 사외이사 롱리스트(116명) 가운데 13.8%(16명)이 IT 전문가들이다. 신한금융은 131명의 롱리스트 중 13명(9.9%), NH금융은 233명 가운데 14명(6.0%)의 후보들이 IT 전문성을 갖췄다. 하나금융은 IT 분야를 따로 떼어 관리하고 있지 않다.

일부 금융그룹은 저마다 특화분야를 설정했다.

신한금융은 유일하게 ‘글로벌’ 전문가를 물색해 롱리스트에서 포함시켰다. 롱리스트 131명 가운데 14명(10.7%)이 글로벌 분야 전문가다. 경제(14명), 회계(14명)과 후보자 숫자가 같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업이나 새로운 기회 창출에 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인물을 지속적으로 찾아 롱리스트에 편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신한금융은 올 1월부터 소액주주들로부터도 예비 사외이사 추천을 받기 시작했다. ‘인재 발굴’의 경로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KB금융은 ‘HR(인사)’ 분야를 유일하게 설정했다. HR은 조직과 인력 흐름과 배치를 총괄하는 분야다. 사외이사 전체 후보군(116명) 가운데 HR 분야 전문가는 6명(5.2%)다.

금융경영(23명), 재무(19명), 리스크관리(19명) 등의 분야보단 비중이 적으나, HR 분야를 따로 떼어둔다는 건 KB금융의 지향점을 보여준다.

금융권 관계자는 “각 계열사들의 시너지를 강조하는 시대다보니 조직 운영과 관리에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를 필요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규 기자/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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