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전기연·한전·효성 ‘직류송전’기술 국산화 손잡다
뉴스종합| 2019-03-13 12:01
교류보다 전력 손실 최소화
비상시 블랙아웃 위험 낮아


한국전기연구원 광주분원 조감도. [한국전기연구원 제공]

한국전기연구원, 한국전력공사, 효성 등이 오는 2021년을 목표로 미래형 송전기술로 불리는 ‘전압형 초고압직류송전(HVDC)’ 기술 국산화를 위한 국책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국내 전기에너지 분야 전문 연구기관과 기업이 손을 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기연은 한전, 효성, 삼화콘덴서공업 등 16개 전기에너지 전문기관 및 기업과 ‘전압형 HVDC 국산화 개발 기술을 위한 업무 협약’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협약을 체결한 16개 기관 및 기업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추진하는 국책과제에 참여한다. 총 사업비는 1243억원이다. 전압형 HVDC 국산화 개발을 위한 상호협의체 운영, 기술교류, 전문인력 양성 및 환경구축, 특허전략 지원사업(IP-R&D) 기반 특허기술 자립화 및 해외 수출역량 강화 등 상호 간 협력이 진행된다.

현재 세계 전력망 95% 이상이 교류 방식이다. 1880년대 후반 전기 표준에 관한 주도권 싸움에서 니콜라 에디슨이 토머스 테슬라에게 패배한 뒤 테슬라의 교류 송전이 100년 넘게 세계적인 추세로 굳어져 왔다.

에디슨은 120V의 직류 방식으로 전기를 생산해 전압을 높이기가 어려운 반면, 테슬라의 교류 방식은 직류 방식에 비해 전압을 높이기가 쉽다.

그러나 교류 방식은 전력 안정도가 떨어지고 전력 손실이 많다. 장거리 송전에는 비경제적이고 부적합하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HVDC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HVDC는 발전소에서 만든 교류 전력을 직류로 변환시켜 송전한 후, 이를 받는 곳에서 다시 교류로 변환해 공급하는 방식이다.

HVDC 기술은 기존 교류 전력보다 전력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장거리 송전을 가능케 한다. 또 비상상황에서 이웃 연계망과의 조속한 전환이 가능해 블랙아웃의 위험이 낮다. 이번 사업을 총괄하는 전기연은 특히 ‘전압형’ HVDC 엔지니어링 기술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전압형 HVDC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 아직 연구개발 단계라는 점에서 국내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핵심부품 제작을 담당하는 효성중공업은 세계 3번째로 전압형 HVDC 최신 기술인 모듈형 멀티레벨 컨버터(MMC) 기술을 적용한 ‘스태콤(STATCOM)’의 국산화 및 상용화에 성공한 바 있다.

효성중공업은 2016년 국내 기업 최초로 해상풍력연계용 20MW급 전압형 HVDC 기술 개발에 성공하고 제주 풍력연계 실증단지에 시스템 설치 및 실증시험도 완료했다.

최규하 전기연 원장은 “HVDC 기술은 전기분야 가운데서도 가장 크고 복잡한 시스템으로, 세계 최고 기술을 보유한 굴지의 기업들만이 보유하고 있다”며 “16개 기관 및 기업이 한마음으로 단결해 전 세계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성과를 창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정아 기자/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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