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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조양호 회장 별세에 野 “정부의 살인” 강력 비판
뉴스종합| 2019-04-09 10:18
-국민연금의 기업 지배구조 관여에 경영 위축 비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별세한 8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는 조기를 계양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ㆍ이원율 기자]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망에 야권이 정부 여당의 무리한 지배구조 간섭이 만든 비극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총수 일가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과 지탄은 있었지만, 국민 노후 자금을 앞세워 경영권을 박탈하는 것은 ‘연금 사회주의’”라며 최근 한진그룹과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를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기업의 불공정 거래나 반시장 행위는 규제하고 처벌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기업인을 죄인 취급해서는 안된다. 반기업 정서를 멈추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큰 길을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정용기 한국당 정책위의장은 “오너 일가의 갑질은 당연히 비난을 받아야 하겠지만, 도덕적 비난과 법적 단죄는 구분돼야 한다”며 “조 회장에 대한 먼지떨이식 수사를 진행했음에도 5번의 사전구속영장이 모두 법원에서 기각됐다. 그런 상황에서 국민연금을 동원해 경영권을 뺏는 것은 인민민주주의”라고 지적했다. 박대출 의원 역시 “최근 조 회장의 병세가 나빠진 것도 조 회장에 대해 최근 사법기관이 압수수색을 18번이나 진행하는 등 극심한 스트레스를 줬기 때문”이라며 비판에 나섰다.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문재인 정권과 계급혁명에 빠진 좌파운동권이 죽인 것과 다름 없다”고 비판 목소리를 높혔다. 이 의원은 “조 회장의 별세에 삼가 조의를 표한다”며 “(문 정권에)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으면 갑자기 돌아가셨겠느냐”고 했다.

이 의원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지금껏 대한항공 일가를 둘러싼 인민재판을 방불케하는 마녀사냥, 여론몰이는 분명 너무 지나쳤다”며 “우리 모두 이게 아닌데라고 하면서도 자신도 마녀사냥 대상이 될까 무서워 입을 닫았다”고 했다. 그는 “조 회장은 비록 가족이 물의를 일으켰지만, 대한항공을 세계적 항공사로 키운 전문경영인”이라며 “세계 유수 관광지에 한글 통역기를 보급하고, 로스앤젤레스에선 소유 호텔 꼭대기에 태극마크를 다는 등 국위 선양과 민간외교에 힘썼다”고 했다.

이 의원은 “좌파 운동권이 사회적 책임투자 내용도 이해 못하면서 계급혁명론에 물들어 기업을 협박했고, 그 대표적인 사례가 대한항공”이라며 “6ㆍ25 당시 인민군과 국내 좌익들이 인민재판을 통해 지주, 자본가와 심지어 회사원들까지 학살하고 재산을 몰수하던 비극이 떠오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항공을 성장시킨 실적을 무시하고 주주행동 근본주의에 빠져 조 회장을 몰아낸 좌파 시민단체, 계급투쟁에 매몰돼 어떤 게 노동자를 위한 것인지 망각한 민노총, 이제 속이 시원한가”라며 “노후자금을 땀흘려 일군 기업을 몰수하고 국유화하는 데 쓰는 것도 사회주의”라고 했다.

그는 또 “국민연금이 멋대로 기업을 국유화하는 수단으로 쓰이지 않도록 시장 경쟁원리를 도입해야 한다”며 “국민 노후자금을 ‘꼼수’로써 기업 경영을 통제하는 것은 명백한 헌법 위반”이라고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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