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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화재]860년 유럽문화ㆍ프랑스의 상징 ‘화염속으로’…지붕 붕괴ㆍ유물 소실
뉴스종합| 2019-04-16 10:20
첨탑 리노베이션 작업, 화재 원인으로 추정
마크롱 “전 국민 모금운동, 성당 재건할 것”
교황ㆍ트럼프ㆍ메르켈 등 안타까움 전해
파리지앵ㆍ관광객들도 큰 충격과 슬픔
 

‘프랑스 파리의 상징’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15일 오후(현지시간) 큰 불이 나 지붕과 첨탑이 붕괴됐다. 사진은 이날 화재 발생 1시간쯤 지나 화염에 휩싸인 첨탑이 무너지고 있는 모습. [AP]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프랑스 파리의 상징’이자 빅토리 위고의 소설 무대로 잘 알려진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15일(현지시간) 큰 불이 나 지붕과 첨탑이 무너졌다. 연간 1300만명이 찾는 관광명소이자 역사적 장소인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로 전세계는 큰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 큰 불길은 다행히 화재 발생 5시간 만에 잡혀, 성당 전체가 무너지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국민과 함께 성당 재건에 나서겠다”고 했다.

뉴욕타임스(NYT), CNN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50분께 파리 구도심 센 강변의 시테섬에 있는 노트르담 대성당의 첨탑 쪽에서 시커먼 연기가 나면서 불길이 솟구쳤다. 목격자들은 이날 오후 마지막 관광 인파가 몰리면서, 대성당의 문이 갑자기 아무런 설명없이 닫혔다고 전했다. 순식간에 작고 하얀 연기들이 295피트 높이의 첨탑에서 피어올랐고, 첨탑에서 주황색 불꽃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경찰은 즉시 대성당 주변의 관광객과 시민들을 대피시켰다. 소방대가 출동해 진화작업을 벌였지만 네시간 넘게 불은 계속 됐다. 이날 화재 진압에는 400여 명의 소방관이 동원됐으며, 소방관 한명이 중상을 입었다.

나무와 납으로 만들어진 첨탑은 이날 불이 난지 1시간쯤 뒤에 무너졌다. 다행히 건물 전면의 주요 구조물에는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보수공사를 위해 첨탑 주변에 촘촘하게 설치했던 비계에 연결된 목재와 성당 내부 목재장식에 불이 옮겨 붙어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12세기 건축물로, 내부 장식품 대부분이 목조로 돼 있어 조기 진화에 실패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화재 원인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지만, 첨탑 리노베이션 작업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된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그 동안 600만 유로(약 77억원)를 들여 첨탑 리노베이션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소방당국은 리노베이션 작업이 화재가 시작된 요인인지, 화재를 더 확산시킨 요인인지 조사중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화재 현장에서 눈물을 글썽이며 “노트르담은 우리의 역사이자 문학, 정신의 일부이자, 위대한 사건들이 일어난 장소, 우리의 삶의 중심”이었다며 “전 국민 모금운동을 통해 국민과 함께 성당을 재건할 것”이라고 밝혔다.

각국 정상들도 신속한 진화를 당부하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 “노트르담 대성당의 엄청난 화재를 지켜보려니 너무나 끔찍하다”며 “프랑스 국민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이라고 위로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파리에서 일어난 일에 큰 슬픔을 느낀다”며 파리 시민들을 위로했다.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트위터를 통해 “파리의 노트르담은 모든 유럽의 노트르담”이라며 “우리 모두는 오늘 파리와 함께 한다”고 했다.

교황청은 이날 성명을 내고 “큰 충격과 슬픔을 느낀다”며 “소방관들과 이 끔찍한 상황에 맞서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CNN은 부활절을 며칠 앞둔 이번 화재가 파리 시민들과 관광객들을 공포에 빠뜨렸다고 보도했다.

파리에 사는 티보 비네트루이는 “파리의 상징이 눈앞에서 사라지는 것을 보니 끔찍하다”며 “첨탑이 무너졌을 때 사람들은 대부분 큰 충격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프랑스 고딕 양식 건축물의 대표작인 노트르담 대성당은 나폴레옹의 대관식과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의 장례식 등 프랑스의 중세부터 근ㆍ현대 역사가 살아 숨쉬는 곳이다. 1163년 공사를 시작해 1345년 축성식을 열었고, 빅토르 위고의 소설 ‘노트르담의 꼽추’의 무대로 유명하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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