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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대화재…“인류유산 불탔다” 세계가 충격
뉴스종합| 2019-04-16 11:39
5시간만에 큰 불길은 잡혀
성당 전체 붕괴 최악은 면해


프랑스 파리의 최대 관광명소 중 하나이자 유적지인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15일 오후 6시 50분쯤(현지시간) 큰 불이 나 1시간여만에 화염에 휩싸인 첨탑이 무너지고 있다. [AP]

‘프랑스 파리의 상징’인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15일(현지시간) 큰 불이 나 지붕과 첨탑이 무너졌다. 연간 1300만명이 찾는 관광명소이자 역사적 장소인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로 전세계는 큰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 큰 불길은 화재 발생 5시간 만에 잡혀, 13세기 쌍탑과 서쪽 정면 등 주요 구조물은 불길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국민과 함께 성당 재건에 나서겠다”고 했다. ▶관련기사 3면

뉴욕타임스(NYT), CNN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50분께 파리 구도심 센 강변의 시테섬에 있는 노트르담 대성당의 첨탑 쪽에서 시커먼 연기가 나면서 불길이 솟구쳤다. 목격자들은 이날 오후 마지막 관광 인파가 몰리면서, 대성당의 문이 갑자기 아무런 설명없이 닫혔다고 전했다. 순식간에 작고 하얀 연기들이 90m 높이의 첨탑에서 피어올랐고, 주황색 불꽃이 뿜어져 나왔다.

경찰은 즉시 대성당 주변의 관광객과 시민들을 대피시켰다. 소방대가 출동해 진화작업을 벌였지만 4시간 넘게 불은 계속 됐다. 이날 화재 진압에는 400여 명의 소방관이 동원됐으며, 소방관 한명이 중상을 입었다.

나무와 납으로 만들어진 첨탑은 이날 불이 난지 1시간쯤 뒤에 무너졌다. 하지만 전면부 두 탑은 불길을 피했고 주요 구조물도 다행히 보존됐다. 에마뉘엘 그레구아르 파리 부시장은 “가능한 한 많은 예술품을 구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했다”며 “가시면류관과 13세기 프랑스 루이왕이 입었던 튜닉 등 귀중한 유물들을 구해냈다”고 밝혔다.

이날 화재는 보수공사를 위해 첨탑 주변에 촘촘하게 설치했던 비계에 연결된 목재와 성당 내부 목재장식에 불이 옮겨 붙어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내부 장식품 대부분이 목조로 돼 있어 조기 진화에 실패한 것으로 분석된다. 수많은 목재로 이뤄져 ‘숲’이라 불리던 13세기 지붕 구조물도 결국 소실됐다.

이날 화재 원인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지만, 방화 가능성보다는 첨탑 리노베이션 작업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화재 현장을 찾아 “노트르담은 우리의 역사이자 문학, 정신의 일부이자, 위대한 사건들이 일어난 장소, 우리의 삶의 중심”이었다며 “전 국민 모금운동을 통해 국민과 함께 성당을 재건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각국 정상들도 신속한 진화를 당부하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교황청도 이날 성명을 내고 “큰 충격과 슬픔을 느낀다”며 “소방관들과 이 끔찍한 상황에 맞서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CNN은 부활절을 며칠 앞둔 이번 화재가 파리 시민들과 관광객들을 공포에 빠뜨렸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고딕 양식 건축물의 대표작인 노트르담 대성당은 나폴레옹의 대관식과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의 장례식 등 프랑스의 중세부터 근ㆍ현대 역사가 살아 숨쉬는 곳이다. 1163년 공사를 시작해 1345년 축성식을 열었고, 빅토르 위고의 소설 ‘노트르담의 꼽추’의 무대로 유명하다.

장연주 기자/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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