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특화’ 4-2 생활권 첫 분양
7년만에 3000가구 이상 동시분양


“세종시에 큰 사모임이 2개 있는데 하나는 육아모임이고 다른 하나는 부동산 공부 모임입니다. 그만큼 부동산 열기가 뜨겁습니다.”

세종시 거주 3년 차인 국책 연구기관 소속 A연구원의 말이다. 7년 만에 3000가구 이상 대규모 동시 분양을 앞둔 세종시가 실수요자들과 투자자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빠른 인구증가율, 가속화하는 인프라 구축과 맞물려 기대감이 높아지는 반면 최근 집값 하락세와 청약 과열 등에 대해서는 우려도 나온다.

14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오는 24일 세종시 4-2 생활권 중 5개 블록, 3256가구 아파트에 대한 동시 분양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LH와 민간 사업자(건설사)가 공동으로 분양하는 민간참여 공공분양 형태다. 4-2 생활권은 행정중심복합도시의 6개 구역 중 대학ㆍ연구 분야 핵심거점으로 특화된 곳으로, 올해 첫 아파트 공급을 시작한다.

단지별로는 GS건설 컨소시엄이 L4블록에서 ‘세종자이e편한세상’을 공급한다. 세종시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자이’ 브랜드 대단지로 이번 공급 단지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전용면적 84㎡~160㎡, 1200가구에 달하며 중대형 면적으로 구성된다. 한신공영과 금성백조주택은 L1블록(338가구), L2블록(508가구)에 ‘세종 더휴 예미지’를. 금호건설과 신동아건설은 M1블록(612가구,) M4블록(598가구)에 ‘세종 어울림 파밀리에 센트럴’을 각각 분양한다. 업계에서는 분양가가 3.3㎡당 1000만~1100만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지 분양 관계자는 “아직 분양 승인이 최종적으로 나오지는 않았지만 5곳의 분양 일정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날짜가 확정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공무원들을 비롯해 벌써부터 하루 수십통 넘게 문의가 꾸준히 오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당초 건설사에 따라 예정된 분양일정이 달랐지만 LH 측에서 동시 분양을 제안한 이후 날짜가 변경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같은 4-2 생활권의 코오롱ㆍ동부건설의 L3블록(318가구), M5블록(499가구)는 현재 변경사업 승인이 진행중에 있어 오는 6월로 분양시기가 밀렸다. 이곳까지 포함하면 두 달 동안 이 지역에만 4000가구가 넘는 대규모 물량이 공급되는 셈이다.

7년 만의 대규모 분양에 인근 지역 부동산 시장에서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작년 세종시에서 분양된 아파트는 5개 단지로 평균 청약 경쟁률은 39.97 대 1에 달했다. 5개 단지 모두 전체 타입 1순위 마감했으며, 평균 당첨가점은 54.6점을 보였다. 주택산업연구원의 지난 4월 세종시의 분양경기실사지수(HSSI) 전망치는 88.2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서울(96.0)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HSSI는 공급자 입장에서 분양을 앞두고 있거나 분양 중에 있는 단지의 분양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반면 작년 9ㆍ13 대책 이후 세종 지역의 전반적인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은 부담으로 꼽힌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1.34%으로, 같은 기간 전국 매매가격(-1.26%) 보다 더 하락폭이 컸다. 청약 과열을 대비해 동시 분양이 이뤄지고, 5개 단지 중 한 군데로만 청약 접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예비 지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대근 기자/bigroo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