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孫ㆍ민주평화당 ‘제3지대론’ 점화
-돌발적 합종연횡 ‘시한폭탄’ 예고
-이달 중 의원 워크숍서 정리 시도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오른쪽)와 오신환 원내대표가 16일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비공개 만남을 위해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손학규발(發) 정계개편이 시작됐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오신환 원내대표의 사퇴 권고를 “수구보수에 맞서 당을 지키겠다”고 받아쳤다. 손 대표 퇴진을 앞세워 뽑힌 오 원내대표도 이에 물러설 수 없는 입장이다. 손 대표가 버틴들, 떠나간들 지각변동이 있을 전망이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장 손 대표와 민주평화당 간 ‘제3지대론’이 돌고 있다. 박지원 평화당 의원의 그림이기도 한 이 구상은 호남 중심으로 교섭단체급 모임을 만드는 게 목적이다. 박 의원은 손 대표와 당내 호남 의원, 당 소속이지만 평화당과 뜻이 같은 의원 등이 평화당에 모였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말도 했다. 손 대표의 ‘제3지대론’은 전날 그가 당을 지키겠다고 한 기자회견 이후 되레 불거지고 있다.

앞서 박 의원은 손 대표가 먼저 평화당 의원들을 만나 바른미래로 와 유승민 전 대표를 몰아내자는 제안을 했다고 폭로했다. 손 대표는 회견에서 “말할 가치가 없다”, “박 의원의 말을 누가 진지하게 듣겠느냐”고 언급했다. 이에 하태경 최고위원은 “기자들이 손 대표를 향해 박 의원의 말에 대해 수차례 물었는데 (손 대표는)‘아니다’, ‘그런 말을 한 적 없다’고 답하지 못했다”며 “사실상 시인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왼쪽)와 오신환 원내대표가 16일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비공개 만남을 위해 회의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

손 대표가 직접 밝힌대로 자리를 지킨다고 해도 지각변동은 불가피하다.

유승민계는 4ㆍ3 보궐선거에서 참패한 후 손 대표의 책임론을 줄곧 제기 중이다. 안철수계 상당수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정국 때 등을 돌렸다. 손 대표가 내몰린 건 부인할 수 없다. 다만 이번 회견에서 보듯, 당 대표의 권한이 만만찮아 갈등은 평행선을 이을 가능성이 크다. 그간 당의 역사를 볼 때 ‘분열’ 프레임을 안고선 극적 지지율 상승은 어렵다. 이에 따라 돌발적 합종연횡이 곳곳에서 터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바른미래와 자유한국당 간 맞손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한다. 손 대표가 중도개혁을 지향하며 강경히 나오는 데 바른정당계 쪽에서 반사작용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물론 바른미래는 앞서 의원총회에서 내년 총선 때 다른 당과 합당ㆍ연대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불씨는 언제든 재점화될 수 있다는 게 상당수 시각이다. 무엇보다 원내 1당을 노리는 한국당이 오 원내대표가 뽑힌 데 노골적으로 환영 뜻을 보이고 있다.

상황 정리를 위한 시도는 곧 있을 예정이다. 오 원내대표는 이달 내 의원들을 모아 워크숍을 열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손 대표의 퇴진을 위한 방법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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