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밋밋한 호프회동…한국당, 다시 공세
뉴스종합| 2019-05-21 11:17
文 대통령 언급 ‘세율인상 방안’
“경제성장 불씨 꺼뜨린다” 반발
“추경통과 안돼 경제 어렵다니…
예비비라도 선집행하면 될 것”


호프집 회동으로 국회 정상화의 첫걸음을 뗀 한국당이 이튿날 다시 ‘세금 카드’를 꺼내 들며 대여투쟁 공세에 나섰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세율 인상안에 대해 한국당은 “그나마 남아있는 경제성장 불씨까지 꺼뜨리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는 등 여전히 깊은 갈등의 골을 보이고 있다.

21일 오전 자유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한 나경원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의 ‘법인세 인상’ 발언에 대한 반박에 나섰다. 나 원내대표는 “집권세력이 돈줄 찾기에 초조함을 느끼는 것 같다. 이제는 ‘절대 금기’인 세율 인상 얘기가 나왔다”며 “세율 인상은 남은 성장 불씨마저 꺼뜨릴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나 원내대표는 “(세율 인상은) 발상과 의도 자체가 잘못됐다. 정부는 돈을 더 쓰기 위해 더 걷을 것이 아니라 걷은 한도 내에서 알뜰하게 써야 한다”며 “지금 당장 소득주도성장과 반기업 정책, 포퓰리즘을 멈추는 게 세수 확보의 지름길”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당은 오히려 기업의 상속세를 완화하는 내용의 ‘경영활성화’법을 예고하는 등 정부의 경제정책 비판 수위를 높였다.

정용기 한국당 정책위의장 역시 “정부가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부끄러운 성적표를 보고도 말장난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청와대 일자리 수석은 ‘고용상황이 희망적이라면서 체감은 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게 무슨 말장난이냐”고 꼬집었다. 정 의장은 “문 대통령은 470조원을 써 나라를 망치면서 6조7000억원의 추경이 없어 경제가 어려워졌다는 등 낯 두꺼운 소리를 하느냐”며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양석 원내수석 부대표도 경제 비판에 가세했다. 정 수석 부대표는 “추경이 그렇게 시급하면 대통령의 결정에 따라 쓸 수 있는 예비비를 선집행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여섯차례나 국회에 추경 통과를 촉구했다’는 대통령의 발언은 여론몰이성 발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히려 국회 파행의 신호탄이 된 패스트트랙을 두고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와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폐지해야 한다”는 말도 나왔다. 정 수석 부대표는 “국회 정상화를 위해 어제 원내대표들이 호프회동을 열었는데, 정상화의 전제조건으로 국회 합의 정신을 위반한 패스트트랙이 철회돼야 한다”며 “합의 정신을 이룩하지 못한 사개특위와 정개특위는 수명을 다했다. 신뢰를 잃고 수명을 다한 특위 폐지 문제도 같이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를 비롯해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전날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맥주를 마시며 국회 정상화를 위한 첫 3당 원내대표 회동을 했다. 그러나 훈훈한 분위기와 달리 비공개 회담에서 정상화를 위한 결론은 나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건없는 복귀’를 요구하는 민주당과 패스트트랙 철회를 요구하는 한국당 사이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이다.

국회 정상화가 요원해지며 추경안 처리도 사실상 불발됐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 야권 관계자는 “한국당이 재해 추경 분리를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가 추경안을 다시 제출하는 것은 시기상으로도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추경 처리 가능성은 더 낮아졌다”고 했다.

한편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인천 자유공원 맥아더 동상 앞에서 한 연설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독재자의 후예’ 발언과 관련해 “진짜 독재자의 후예에게는 말 한마디 못하니까 여기서도 (북한의) 대변인이라고 하는 것 아닌가. 제가 왜 독재자의 후예인가”라고 각을 세웠다. 황 대표는 “황당해서 대꾸도 하지 않는다”며 “이 정부가 저희를 독재자의 후예라고 하는데 진짜 독재자의 후예는 김정은 아닌가. 세습 독재자이고, 세계에서 가장 악한 독재자 아닌가. 김정은에게 정말 독재자의 후예라고 말해달라”고 주장했다.

유오상 기자/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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