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무역전쟁…그가 정신 잃을때까지 때릴 것” 中 퍼지는 反美歌
뉴스종합| 2019-05-21 11:42
반일음악 차용 위챗서 10만뷰
미중갈등 장기화 인식 분석도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중국 국민들 사이에 ‘반(反) 무역전쟁’ 노래가 등장했다.

중국 정부 역시 무역전쟁 장기화에 대비해 국민들의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20일(현지시간)일 “중국 인터넷 상에서 반 무역전쟁 노래가 입소문을 타고 퍼지고 있다”면서 “중국 내 반미(反美) 감정 증가를 보여주는 데 이보다 더 확실한 증거는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무역전쟁(Trade War)’이라는 제목의 해당 노래는 “무역전쟁! 무역전쟁! 터무니없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마라! 터무니없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마라! 무역전쟁은 태평양을 건너 일어나고 있다!”는 남성 합창으로 시작한다.

이어 “가해자가 싸우길 원한다면, 우리는 그가 정신을 잃을 때까지 때릴 것”이란 가사를 담고 있다.

곡조는 1960년대 영화 ‘터널전쟁(Tunnel War)’에 나오는 반일 음악에서 따왔다. 영화는 중국 마을이 외부의 침략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킨다는 내용이다.

개인이 제작한 이 노래는 중국 최대 모바일 메신저 ‘위챗’에서 10만뷰를 돌파했다.

노래의 프로듀서 겸 작사가 자오량톈은 이날 블룸버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터널전쟁’은 중국이 오늘날 직면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상황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곡조로 선택했다”면서 “무역전쟁이 발발한 이후로 나는 뭔가 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꼈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됨에 따라 중국 정부 차원에서도 장기전을 위해 국민들을 대비시키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WP는 “중국 정부가 미국과의 오랜 무역전쟁에 정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이날 미중 무역협상 최고 책임자인 류허(劉鶴) 부총리를 대동하고 장시성(江西省)의 1934년 공산당 ‘대장정’ 기념비를 방문해 화환을 놓은 것을 언급했다. 또 중국의 관영 영화 채널 CCTV-6은 한국전쟁에 관한 정규 프로그램 편성을 갑자기 바꿔 1950년대 중국 의용군이 북한의 대미 전투를 돕는 전쟁 영화 ‘영웅의 아들 딸들’을 방영했다.

중국 관영 언론 글로벌타임스의 논설위원 수하이린은 이날 사설에서 “무역전쟁은 많은 중국인들에게 미·중이 2년 동안 휴전을 논의한 한국전쟁을 상기시킨다”면서 “회담과 싸움에 관여한 중국인들의 기억은 여전히 생생하게 남아있다. 그것은 중·미 간의 무역 마찰이 곧 끝나지 않을 것임을 중국인들에게 인식시킨다”고 평했다.

달리 양 시카고대 정치학 교수는 “이러한 모든 선전은 목적을 갖는다”며 “심리적 측면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치 않다. 중국 측은 미국에 맞서고 있는 것으로 보여지길 원한다”고 설명했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
랭킹뉴스